박관천 "십상시 표현, 비선 주변서 떠돌던 말"

입력 2017-03-27 07:47
수정 2017-03-27 21:58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이하 '스포트라이트')에서 박관천 전 경정의 증언을 단독 공개한다.

26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친박신화와 그 몰락에 대해 다뤘다. 이날 비선과 문고리 권력의 국정 개입을 예언한 '십상시 문건'으로 파장을 일으켰던 박관천 전 경장의 인터뷰가 시선을 집중시켰다.

박관천은 3년 가까운 침묵을 깨고 인터뷰에 응했다. 그 이유로 "저 역시 지금 이렇게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이러한 국정 운영에 좋지 않은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해 한때나마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한 사람으로서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느꼈다"며 "일나자마 예전에 왜 이런 사태까지 왔는지를 한 번 되짚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처음엔 비선의 위력을 잘 몰랐다고 털어놨다. 십상시도 비선 주변에서 떠돌던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측근이지만 결국 한나라의 패국을 가져온 나쁜 사례 아니냐 외부에서는 그렇게 보이는 거다. 그런데 내가 겁도 없이 그대로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천은 "정윤회 씨도 문제가 있지만 나는 앞으로 더 큰 문제가 최순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모임에서 자기들끼리의 농담인지는 모르지만 '최순실 씨가 최고고 정윤회, 그 다음이 박근혜 대통령이다'라고 했다"며 "측근 관련 업무 맡으면서 또 '최순실 씨가 가장 힘이 강하고 대통령이 최순실로부터 많은 의견을 받고 반영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정체를 드러낸 사람은 다름아닌 문고리 3인방 중 1명이라고. '문고리 3인방'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다.

박관천은 십상시 문건이 보고된 후 불공정 인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나가라는 지시를 내렸고, 서울 경찰청 정보부서로 발령을 받았다. 그러나 이틀 후에 발령이 취소됐고, 사정 공직복무관리관실 파견 요청도 취소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알아보니 누가 그러더라. '당신이 쓰지 말아야할 보고서를 쓴 게 문제가 됐다'고 그러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이 보고서다"며 "김기춘 전 실장께서 당시 국무조정실장을 불러서 지시를 했다고. '박관천이는 이 정부에서는 정보를 다루는 부서는 절대로 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좋은 자리도 배정해서는 안 된다'고 얘기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박관천은 결국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용 서류 은닉, 무고, 공무상 기밀 누설, 뇌물죄 등 5개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현재 모든 혐의에 대해 면소 또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박관천은 "지금 생각해보면 최순실, 정윤회, 문고리 3인방 그 사람들에 대해 정보를 계속 알아보는 제가 그 사람들한테는 눈엣가시였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매주 일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