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창사 참사'를 경험한 울리 슈틸리케(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을 교체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3일 밤 중국 창사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6차전 중국과의 원정경기에서 0-1로 지는 걸 직접 관전하고 24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선수단보다 약 20분 정도 먼저 입국장을 나온 정 회장은 "어제 경기 내용이 나쁜 것이 아니었다"며 "후반에 기회도 몇 차례 있었지만 잘 안 풀린 부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선수들은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감싸며 "지금 조 2위에 올라 있고 월드컵 본선행이 좌절된 것도 아닌데 감독 이야기는…"이라고 대표팀 '사령탑 경질설'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28일 시리아와 홈 경기가 곧바로 열린다"고 강조하며 "지금은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시리아와 경기 결과에 따라 '플랜 A'와 '플랜 B' 등의 시나리오를 준비할 계획은 없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정 회장은 "그럴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리아전 결과에 따라 슈틸리케 감독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23일 경기에서 중국에 0-1로 패한 후 축구팬들 사이에서 경질론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시리아전 결과까지 좋지 않다면 축구협회로서도 마냥 버티기만 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심지어 시리아를 꺾는다고 하더라도 '월드컵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문 부호를 지울 수 없는 만큼 확실히 달라진 경기 내용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슈틸리케호는 불안한 항해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즉 정 회장의 '감독 교체 계획이 없다'는 답변은 현지 상황에서의 차선 처방으로 시리아전 결과에 따라 그 계획이 얼마든지 달라질 가능성을 안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