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 <코리아 디스카운트>

입력 2017-03-22 11:29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오늘은 우리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어제 우리 주식시장으로서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날이었죠. 박스피의 상단을 드디어 깨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외국인들의 나 홀로 매수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그러나 어제의 상승세는 현대차의 폭등세가 견인한 측면도 있습니다. 현대차가 계열사들에게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다는 공시가 알려지면서 현대 모비스가 아닌 현대차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삼성전자를 건드렸던 앨리엇 펀드가 같은 맥락에서 현대차를 매집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겹치면서 오른 건데, 골드만삭스는 현대차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이 대주주나 소액주주를 다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했죠.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현대차를 지주사로 전환하는 것은 회사가 밝혔듯이 쉽지 않은 과정일 겁니다. 또 추진한다 해도 현대차의 실적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주가가 이렇게 급속도로 오를 수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한가지 주목해보시죠. 삼성그룹에서 보시듯 우리 재벌 그룹들은 어떤 형태로든 복잡한 상호출자를 정리하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도 새로운 정부가 들어오면 재벌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압박이 있을 겁니다.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겁니다. 그런데 지배구조의 변화는 곧 소액 투자자들의 이익으로 이어집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대주주들은 주주들로부터 협조를 받아야 하고 그 협조를 위해서는 배당을 비롯한 주주 친화정책이 필수적입니다. 삼성전자의 예에서 보듯이 자사주를 매입 소각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흔히들 우리 증시가 선진국 아니 신흥국 시장보다도 저평가 되어 있는 상황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들 합니다. 분단국가로서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반영되어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우리 자본시장 적어도 신흥국 시장에서 가장 완벽하게 개방되어 있고 시장의 규모도 커서 환금성이란 측면에서도 단연 최고의 시장입니다. 아무리 분단과 전쟁의 위험이 있다 하더라도 여타의 신흥국에 비해 디스카운트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아닌 우리 대기업들의 지배구조의 복잡함과 그에 따른 불투명한 경영, 낮은 배당성향 등 소홀한 주주정책 등이 만들어낸 디스카운트 아닙니까?

최근 우리 시장의 상승세가 돋보입니다. 미국이 오를 때 못 올라 디커플링이라고 했는데 요즘으로만 봐서는 역디커플링이라고 할 만 합니다. 물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고 못 오른 우리 증시의 글로벌 키 맞추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부분적으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해소과정이 코스피의 강세에 섞여있다고 봅니다. 삼성전자의 사상최고가는 반도체의 호황 덕이라고 하지만 그 기저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거기서 파생되는 주주권리의 강화가 더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현대차 그룹이 어던 경로를 통해 삼성그룹의 길을 따라 갈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건 무언가 변화가 있을 거라는 겁니다. 비단 현대차그룹 뿐 아니라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은 많은 재벌 그룹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혹 외국인들이 우리 대기업들을 계속 사 들어오는 것도 그런 맥락 아닐까요?

경기가 좋아지고 정치적인 불확실성도 조기에 제거되는 데 만약 지배구조가 개편되는 과정에서 주주의 권익이 개선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과정이 겹친다면 시장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나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재벌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해당 회사에 대한 투자는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런 투자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건 대주주의 이익과 소액주주의 이익이 합치될 때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른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소액 투자자들은 과연 어떤 주식이 대주주의 이익에 부합되는 지 잘 알 수도 없고 그 과정도 변화무쌍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주주의 권익이 개선된다는 전망에 동의하신다면 다음은 실적이 개선되는 기업을 고르시고 여기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덜한 기업을 또 한번 걸러보시죠.

지배구조의 개선과 주주권익의 확대는 우리 시장의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입니다. 투자의 환경을 개선시킬 겁니다. 승률이 높아진다는 얘깁니다. 이 상황에서 투자자 여러분들이 더욱 집중할 것은 결국 실적과 밸류에이션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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