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네 병원에서 혈액이나 소변으로 현재 자신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체외진단 기기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당뇨병처럼 만성질환에서부터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증 질환에 대한 진단도 가능해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팀 이문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체외진단 기기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체외진단은 말 그대로 몸 외부에서 이뤄지는 진단·진료를 의미합니다.
소량의 피와 소변으로 그동안의 병력, 그리고 앞으로 걸릴 병의 가능성도 동네 병원에서 빠른 시간 내에 알아낼 수 있는 겁니다.
체외진단 기기가 활성화되면 대형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 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죠.
치료보다는 진단을 통한 예방. 사전에 위험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의료 트렌트가 옮겨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앵커>
진단을 통한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체외진단 기기의 시장 규모도 함께 성장을 하고 있나요?
<기자>
지난 2007년 전세계 체외진단 기기 시장 규모가 우리돈으로 약 29조원이었는데, 매년 8%씩 성장해 올해는 약 74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중에 우리나라 시장은 약 1조원 규모, 정부에서도 지난 몇 년 동안 바이오 7대 강국을 만들겠다며 관련 산업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성장률이 높다 보니, 이 분야에서 기업들이 굉장히 활발한데요,
최근엔 바이오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SK와 삼성도 이 시장에 뛰어 들었습니다.
우선 SKT은 소형 체외진단 기기를 개발하는 전문업체 대한 투자를 지난 2011년부터 해왔고, 올해 4월에 자회사로 편입시켜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듭니다.
이러한 체외진단 의료기기에 자신들의 강점인 ICT를 입혀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겁니다.
삼성전자도 최근 동물용 혈액검사기(PT10V)를 출시하며 미국 체외진단기기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삼성전자는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이 다소 수월한 동물용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인체용 체외진단기기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사실 우리가 흔히 체외진단 기업으로 알고 있는 씨젠이나 마크로젠, 아이센스, 바디텍메드 등 일부 기업들을 제외하곤, 이 시장에서 뛰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매출 100억원 미만의 벤처 회사였습니다.
대기업들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과감한 투자를 하며 뛰어들면서 시장에 활력이 도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그런데 국내 시장이 1조원 규모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세계 시장의 1-2% 수준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나요?
<기자>
맞습니다. 전세계 체외진단기기 시장은 로슈·지멘스·다나허·애보트 이렇게 상위 4개사가 전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로슈가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독보적이죠.
그렇다 보니 브랜드력이 약한 국내 신생업체들의 경우, 특별한 기술이 없다면 시장 진입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분자진단 기업인 씨젠 같은 경우, 하나의 채널에서 여러 타켓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외 시장 개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강점을 또 하나 꼽으라면 바로 ICT 기술인데요.
체외진단 기기의 경우 기존 대형 의료기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규모뿐만 아니라 가격이 저렴하고, 소형화 돼서 동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의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여기에 ICT 기술이 합쳐지면서 U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SKT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최근 정부에서 체외진단기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 제정에 나섰다면서요?
<기자>
네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체외진단기기 산업법을 이르면 3월에 입법예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가 '체외진단 기기'라고 하다보니, 그동안 정부에서는 이것의 의료기기 범주에 넣어서 관리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기는 맞지만 사용 방법은 전혀 다릅니다.
의료기기는 우리 몸에 직접 닿고, 수술용 로봇처럼 인체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인증이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그런데 체외진단기기는 기본적으로 피와 대소변, 땀으로 판별을 하는 것입니다.
인체에 닿지 않죠. 안전성 보다는 효과성, 그리고 검사의 정확성이 더 중요한 겁니다.
그래서 정부도 이 기존 제도의 불합리성을 인정하고, 체외진단 기기만을 따로 관리하는 법을 제정하겠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