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주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반대하며 집회를 벌이던 참가자 중 1명이 사망했다.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나온 10일 오후 1시10분께 7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현장에서 다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날 태극기집회 참석자들은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선고 직후 흥분하기 시작해 "헌재를 박살내자" 등 구호를 외치며 경찰이 헌재 방면에 설치한 차벽으로 몰려들었다.
일부는 죽봉과 각목을 들고서 경찰에게 휘둘렀으며, 차벽에 머리를 찧으며 자해를 시도하는 남성도 눈에 띄었다.
시위대에서는 "우리는 피를 흘리지 않고 나라를 정상화하려 했는데 김대중·노무현 세력 때문에 이제 피로 국가를 정상화시키겠다", "이제 비폭력을 포기할 때가 왔다. 헌재와 검찰에 대항하는 폭력이 발생할 것" 등 과격 발언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가 경찰 버스를 파손하고, 차량에 밧줄을 걸어 잡아당기거나 차벽차량을 뜯어내는 등 과격행위를 보였다. 무대에서는 욕설과 함께 "돌격하라"고 선동하는 발언도 나왔다.
정확한 인원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경찰 등 전언을 종합하면 현장에서 최소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 가운데는 차벽 위에 올라갔다가 추락한 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 측은 "경찰 차벽을 뚫다가 8명이 다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위독하며, 나머지도 중상"이라고 주장했다.
오후 2시 현재 시위대는 다소 소강상태를 보인 채 안국역사거리 남쪽 수운회관 앞에서 연좌농성 중이다. 무대에서는 "차벽을 끌어내라" 등 과격 발언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