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안보 문제, 경제로 연결…"향후에도 계속될 것"
중국 정부에 경제자문역을 맡고 있는 주닝 칭화대 교수가 한반도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통상갈등은 전초전에 불과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주닝은 9일 한국경제TV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과거에 일본이나 필리핀에 중국이 대응했던 태도로 볼 때 중국의 무역조치는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채널로 널리 쓰여 왔다"며 "향후에도 중국은 경제적인 결정을 정치적인 이유로 많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부터 중국은 권력이 중앙에 집중돼 있고 계획경제 체제를 따르고 있어 한반도 사드배치에 따른 최근 일련의 사태는 예견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특히 트럼프 신 행정부가 출범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여가면서 주도권을 지켜내야 하는 중국은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주닝 교수는 "중국정부는 사드배치 때문에 내려진 여러 결정을 소위 보복이라고 하는 일련의 과정에 있어 중국도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중국은 아시아 지역내 안보분야에 있어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기 위해 더 활발한 역할을 원하고 있는 데 이를 위해 사실 한국과의 무역마찰에 따른 일정한 대가를 치를 의향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뒤바뀐 미-중 정세…"중국은 신흥국의 대변자"
최근 미국과 중국의 대외적 정세는 과거와 180도 바뀐 듯한 양상이다. 미국은 보호주의를 내세우며 고립적 행보를 이어나가는 반면, 중국은 개혁개방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세계적 주도권이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주닝 교수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내놨다. 주닝은 "중국은 전세계 신흥시장을 대표하는 주자로, 최근 빠른 성장을 거듭한 신흥국들이 불가피하게 기존 세력인 미국·일본 등과 충돌하고 있는데, 경제가 발전하면서 필히 겪어야 하는 단계"라고 해석했다. 그는 "글로벌 싱크탱크들은 중국이 아직까지 글로벌 질서를 재편할 만한 영향력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기존 질서에 있어 어느 정도 신흥국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의 글로벌 역학구도의 변화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중 외교갈등, 생각보다 심각"
주닝 교수는 서울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2017 세계경제금융컨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참가하기 위해 지난 9일 새벽 한국에 입국했다. 그는 "타고 온 비행기 좌석 대부분이 비어 있었다"며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관광만을 통제하지 않았다면 나도 한국행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중국의 내부통제가 점차 심화되는 대목이어서 우려를 낳는다. 그는 "급하게 개인적인 일이 생겼다"며 당초 예정했던 일정보다 하루 앞당겨 한국을 빠져나갔다.
한편 이날 열렸던 '2017 세계경제금융컨퍼런스'는 대성황으로 마무리됐다. 한국경제TV가 주최한 이날 행사의 내용은 추후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