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풍향계] 세상에 없던 음악콘텐츠로 600만 팬 감동시킨 딩고뮤직

입력 2017-03-07 18:48
수정 2017-03-08 10:36


(▲사진 = 최재윤 메이크어스 딩고스튜디오 총괄이사(좌))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방식은 기술 발전과 함께 크게 진화해왔다.

레코드판과 카세트 테이프를 거쳐 CD와 MP3 그리고 이제는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는 시대가 됐다.

음원을 다운로드 받을 필요도 없이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건 원하는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SNS를 통해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SNS에선 단순히 음악 그 자체만을 소비하지 않는다. 귀로 듣는 것 못지 않게 눈으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같은 트랜드 변화를 주도한 사람들의 앞단에 메이크어스의 음악채널을 담당하고 있는 뮤직스튜디오(딩고뮤직)가 있다.

현재 메이크어스의 뮤직스튜디오는 페이스북에서 '일반인들의 소름 돋는 라이브'(300만 명), '세상에서 가장 소름 돋는 라이브'(156만 명), '딩고 프리스타일'(123만 명/힙합 장르), 딩고뮤직(79만 명/통합페이지) 등의 페이지를 운영하며 600만 명이 넘는 팬을 확보하고 있다.

SNS를 통해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많아졌을 뿐 아니라 아티스트들도 SNS를 홍보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메이크어스에서 딩고스튜디오 총괄 겸 딩고스튜디오 내 뮤직스튜디오를 총괄하고 있는 최재윤 이사를 만나 딩고뮤직의 콘텐츠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세상에 없던 음악 콘텐츠..“시선을 사로잡다”



딩고뮤직의 4개의 페이지 가운데 가장 팬 수가 많은 페이지는 '일반인들의 소름 돋는 라이브'(일소라)다.

이 페이지는 제보에 의해 구성된다. 가수의 꿈을 꾸거나 가창력을 갖추 숨은 실력자들이 단 1~2분의 가공되지 않은 영상에서 기량을 뽐낸다.

가장 화제가 됐던 영상은 단연 아델의 Hello를 부른 여고생의 영상이다. 2015년 이 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고 이 여고생은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사진 = '여고생 아델'로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일반인들의 소름돋는 라이브의 콘텐츠)

이 페이지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13년 만들어졌다.

최재윤 이사는 "과거 전국노래자랑에서 시작해 슈퍼스타K, K팝스타, 위대한 탄생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일반인들의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이 대중의 흐름"이라며 "다만 대형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1년에 한 번 진행되는 만큼 상시 일반인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일소라가 인기를 얻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소름 돋는 라이브‘는 국내외 가수들의 라이브를 들을 수 있다.

세로라이브, 반반라이브, 이슬라이브, 회식라이브, 쿠킹라이브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세로라이브는 스마트 폰 화면에 맞춘 세로 형태의 화면으로 라이브 뮤직비디오가 제작되고, 반반 라이브는 듀엣을 부르는 두 가수가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각각 노래를 부르지만 한 화면에 합쳐져 마치 한 곳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콘텐츠다.

이슬라이브는 소주를 마시면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라이브를 들을 수 있고, 쿠킹 라이브는 계란프라이를 부치거나 김밥을 말면서 노래를 부르는 등 지금까지는 보지 못한 방식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세상에서 가장 소름돋는 라이브> 페이지의 '반반라이브'와 '이슬라이브')

최재윤 이사는 "과거에는 어쿠스틱 라이브가 인기를 끌던 시절도 있었고 음악방송이나 뮤직비디오가 인기를 끌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바일로 라이브를 감상하는 시대가 온 것"이라며 "사람들이 오랜 시간 일부러 시간을 내서 음악을 들을 수 없는 라이프 스타일로 변한 만큼 짧은 시간동안 시선을 끌만한 요소를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소통이 중요해진 만큼 팬들이 제작자와 공감하거나 동질감을 느끼고 가수들과도 가까운 존재임을 느낄 수 있도록 카메라 앵글이나 사이즈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쓴다"고 덧붙였다.

딩고뮤직이 제작한 콘텐츠 가운데 가장 조회수가 높았던 것은 '노래방 어택' 1화다.

노래방 어택은 코인노래방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중간에 실제 가수가 깜짝 등장해 그 노래를 함께 부르게 되는 콘셉트다.

가수를 만난 주인공의 깜짝 놀라는 리얼한 장면이 담기는가 하면 동경하던 가수를 만난 기쁨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꿈에 대한 용기를 얻게 된다는 이야기다.

첫 번째로 등장한 가수 린 편은 1,900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최 이사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스타일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며 "실력을 갖춘 일반인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고 깜짝 놀라는 장면이 현실감이 느껴질 뿐 아니라 감동까지 더해져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사진 = <노래방어택> 화면 캡쳐)

일소라의 경우 실제로 린이나 거미, 백지영, 이수, 박효신, 정준일 같은 가창력을 겸비한 가수들의 콘텐츠가 반응이 좋은 편이다.

그야말로 ‘노래 좀 잘 한다’는 사람들이 모여 있고 즐기다 보니 출연 가수도 실력파 가수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 이사는 “3년에 걸친 데이터들이 쌓여 팬들이 어떤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지를 파악한 결과가 지금의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 아티스트가 찾아오는 페이지..거대 플랫폼 '네이버'를 거부하다.

딩고뮤직이 막강한 음악 매체로 자리잡다보니 이제는 TV나 라디오가 아닌 딩고뮤직을 통해 컴백을 하거나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하는 아티스트가 많아졌다.

최근 2년 만에 컴백한 자이언티의 경우 뮤직비디오 티져 영상, 메이킹 필름, 작업 비하인드 스토리 등 컴백을 앞두고 다양한 영상들을 딩고 뮤직에 공개했다.

또 수지는 솔로가수로 나서면서 음반 홍보를 위한 방송활동은 일절 배제하고 딩고뮤직과 함께 <오프 더 레코드, 수지>라는 10부작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달 27일 종영한 10회 분량의 이 콘텐츠는 페이스북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3,300만 회 이상 조회되는 등 모바일 예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2008년 Mnet에서 TV예능 <오프 더 레코드, 효리>를 제작했던 최재윤 이사는 "TV와는 달리 모바일에서는 10초만 흥미가 떨어져도 외면 받는다"며 "긴 이야기 전개는 배제하고 짧은 에피소드 위주로 구성했으며 화면이 작은 만큼 풀샷을 배제한 것도 모바일 예능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인기를 끌었던 <오프더레코드, 수지>는 오직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만 볼 수 있고 네이버TV에서는 볼 수 없다.

지난 1월 메이크어스가 딩고의 모든 콘텐츠를 네이버에 유통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TV캐스트에서 네이버TV로 서비스를 전환하면서 TV방송국 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콘텐츠를 '네이버TV' 콘텐츠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콘텐츠 제작자가 네이버에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애쓰는 상황에서 딩고뮤직의 이같은 결정은 주목할만 하다.



(▲사진 = <오프더레코드 수지> 방송 초기 네이버 검색화면. 유통 플랫폼인 네이버TV가 기획·제작한 콘텐츠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최재윤 이사는 "네이버는 검색 위주의 중요한 플랫폼이긴 하지만 동영상 플랫폼은 아니다"라며 "실제로 초창기 올려둔 3편의 조회수를 합쳐도 100만회를 넘지 못하는 등 전체 조회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메이크어스는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이상 네이버에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고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계속 유통시킬 방침이다.

딩고뮤직은 다음 달에는 힙합장르의 소식을 주로 전달하는 딩고 프리스타일 페이지를 한 달에 한번 발행되는 음악잡지 방식으로 꾸민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최재윤 이사는 "과거 음악잡지를 보면 매달 표지모델이 바뀌고 많은 부록이 들어있던 것처럼, 매달 주인공을 정해 음원도 발표하고, 음악활동 소식을 전하는 방식의 프로젝트를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딩고뮤직은 지금은 힙합 장르에 포함돼 있는 EDM을 위한 별도의 페이지를 만들고,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해 소통을 강화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