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사랑하고 쓰고 파괴하다 - 청춘을 매혹시킨 열 명의 여성 작가들

입력 2017-03-04 21:41


서한 작가로 이름을 날린 조르주 상드는 평생 로맨스의 히로인이자 스캔들 제조기로 살았다.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는 것을 그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열여덟 살에 결혼했지만 스물한 살에 오렐리앙 드 세즈와 사랑에 빠져 남편을 떠났고 작가로 이름을 날리며 변호사 미셸, 미남 작가 샤를르 디디, 천재 피아니스트 쇼팽 등과 만났다.

그녀가 사랑에 빠져 쓴 연애편지들과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쓴 《사생아 프랑수아》, 《그 남자 그 여자》 등의 작품은 공전의 히트를 쳤다.

헤겔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녀는 말했다.

"사랑 없는 삶은 원하지도 않고 원할 수도 없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 자신을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던 프랑수와즈 사강 역시 자유로운 연애를 즐겼다.

도박, 마약, 스피드를 즐겼던 사강은 스물세 살에 결혼하고 이혼하고 다시 스물일곱 살에 재혼하고 아이를 낳고 다시 이혼을 했다.

세상의 규율에 얽매인 사랑에 환상은 없었지만 소설에서는 누구보다 남녀 간의 사랑을 예리하게 묘사했다.

장 폴 샤르트르와 비독점적인 다자연애를 실험하며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랑했던 시몬드 보부아르 역시 평생 연애를 즐긴 작가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초대받은 여자 》로 명성을 얻었고 《제2의 성》 등으로 페미니즘 작가로 우뚝 섰다.

제인 오스틴, 실비아 플라스, 버지니아 울프, 잉게보르크 바흐만, 수전 손택, 로자 룩셈부르크, 한나 아렌트 등은 시대를 앞서 살아가며 여성으로서, 작가로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보여주었다.

신간《사랑하고 쓰고 파괴하다》는 이화경 소설가가 자신이 힘들고 어려울 때 추동력이 되어 준 여성 작가 열 명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 에세이다.

저자 이화경은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눈물 나게 외로울 때, 어떤 경계에서 미쳐가고 있다고 느낄 때, 끝없는 바닥을 칠 때, 도대체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때,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막막할 때…, 그녀들은 누구도 줄 수 없는 위로와 지혜를 선물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나도 그렇게 살아왔다고, 당신만 겪는 게 아니라고, 그러니 다 괜찮다고.

이화경 지음/행성B잎새/272쪽/1만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