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첫 고령자 전용주택 가보니...노인 복지는 '뒷전'

입력 2017-02-27 17:50
<앵커>

정부가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고령자 맞춤형 주택을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허울뿐인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공급된 고령자 전용주택을 가보니 입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지효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해 4월 성남 위례 신도시에 처음으로 공급된 고령자 전용 임대주택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성남시와 함께 이 단지를 조성하면서 실버복지관을 설치했습니다.

고령자의 편의를 위해 주거와 복지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섭니다.

그런데 실제 찾아가본 실버복지관은 그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기자 브릿지>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곳이 공공실버주택 복지관입니다. 고령자 수요 맞춤형으로 지어졌다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실버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30여개인데,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단 3개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수강료가 월 임대료 수준인 10만원에 달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나마 운영되고 있는 노인 전용 프로그램도 온라인으로 안내를 하고 있어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인터뷰> 공공실버주택 입주민

“노인네들 많잖아요. 노인네들 뭐 할 것이 있어야지.”

<인터뷰> 공공실버주택 입주민

“(그럼 프로그램도 잘 모르셔서 안가는 거예요?) 모르지”

실버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경로식당은 기준이 까다로워 입주민들은 이용할 엄두도 못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 앞에 있는 복지관을 두고 버스를 타고 다른 복지관에 가서 끼니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공공실버주택 입주민

“우리는 밥 좀 줬으면 좋겠어. 우리 지금 복정동으로 가려고 해. 밥 먹으러. (여기 사시는데도?) 그럼.”

정부는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고령자 맞춤형 주택을 오는 2022년까지 5천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노인을 위한 복지는 뒷전으로 한 채 공급 확대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