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에 신경작용제 'VX'가 사용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진 가운데 독살을 실행한 여성 용의자도 노출 증상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김정남 독살을 실행한 용의자인 인도네시아 출신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29) 가운데 한 명은 이미 신경작용제 VX 노출 증상을 보였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김정남의 얼굴에 독극물을 도포한 여성 용의자 2명 중 1명이 구토를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말레이 당국은 범행 당시 두 여성이 차례로 맨손으로 독극물을 김정남 얼굴에 문질렀다고 밝혔다. 다만 증상의 경도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두 여성 용의자가 섞이면 신경작용제 VX로 변하는 서로 다른 화학물질을 손에 묻힌 후 김정남의 얼굴에서 혼합해 독성을 띠게 했을 가능성과, 범행 전이나 직후에 해독제를 복용했을 가능성 등이 점쳐진다.
미국 플로리다대 법의학부 학과장인 독물학자 브루스 골드버거 박사는 신경작용제 VX는 소금 몇 알갱이 정도의 아주 적은 양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으며, 피부를 통해 흡수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암살을 실행한 두 용의자가 VX에 노출되고도 아무런 증세가 없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로, 해독제를 투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