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독극물 살해 용의자 흐엉, 페이스북에 제주여행 흔적…곳곳서 셀카

입력 2017-02-24 12:53
수정 2017-02-24 13:04


독극물 'VX' 가스를 이용해 김정남을 암살한 것으로 알려진 베트남 국적 용의자 도안 티 흐엉(29)이 지난해 제주를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흐엉은 지난해 11월 2일 제주에 입국해 사흘간 머물다 5일 중국 광저우로 출국했다. 당초 같은 달 9일까지 일주일간 제주에 머물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나흘 앞당겨 돌아갔다.

흐엉은 입국 당시 제주시 도심의 한 오피스텔을 체류 예정지로 기재했으나 이 오피스텔에는 실제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오피스텔에는 2015년부터 40대 후반 여성이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이들은 흐엉과 전혀 관계없는 사이로 알려졌다.

흐엉이 왜 이 주소를 체류 예정지로 적었는지와 제주 방문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흐엉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알려진 'Linh Ngoc Vu'에 오른 사진으로 그의 제주 체류 기간 동선을 유추할 수 있다.

'I love Jeju'라는 문구와 함께 게시된 흐엉의 제주 사진은 8∼9장으로 추정된다. 이들 사진은 흐엉이 중국으로 돌아가고서 사흘 뒤 페이스북에 올렸다.

흐엉은 작년 11월 2일 제주공항에 무사증으로 입국한 후 용두암과 용담 해안도로, 애월 해안가, 표선 해비치해변, 애월읍 카페 등에 들린 것으로 추정된다.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흐엉은 제주 체류 당시 다른 지방으로 무단 이탈을 하는 등 불법적 행동을 하지 않아 수사 대상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김정남 암살용의자로 오르면서 제주 체류 행적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3일 김정남 살해에 쓰인 독극물이 신경성 독가스인 'VX'라고 23일 밝혔다.

VX란 현재까지 알려진 독가스 가운데 가장 유독한 신경작용제로, 수분만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 호흡기, 직접 섭취, 눈, 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며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발휘한다.

당시 흐엉은 이 같은 독극물 'VX'를 손에 묻힌 뒤 김정남의 등 뒤에서 접근, 얼굴에 발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