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히오 아게로가 22일 AS 모나코와의 홈경기에서 골키퍼의 다리에 걸려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이 인정되지 않았다.(사진 = 맨체스터시티 FC)
양팀 골잡이는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자랑했다. 챔피언스리그라는 어려운 무대, 한 경기에서 2골 이상의 공격포인트(아게로 2골 1도움, 팔카오 2골)를 올린다는 것은 그만큼의 실력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결과는 '역전-재역전' 드라마가 완성됐다. 곡절이 많았기에 더 명승부라는 수식어가 필요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시티 FC(잉글랜드)가 한국 시각으로 22일 오전 4시 45분 맨체스터에 있는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2017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AS 모나코(프랑스)와의 홈 경기에서 5-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믿기 힘든 한 경기 8골 대잔치는 26분에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왼쪽 측면에서 르로이 사네의 패스를 받은 맨시티의 발 빠른 미드필더 라힘 스털링이 깨끗하게 선취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그런데 어웨이팀 모나코에는 돌아온 골잡이 라다멜 팔카오가 주장 완장까지 차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양팀 간판 골잡이들 중에서 먼저 이름을 빛낸 선수는 라다멜 팔카오였다. 선취골을 내주고 6분만에 라다멜 팔카오가 파비뉴의 오른쪽 크로스를 향해 새처럼 몸을 날렸다.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다운 다이빙 헤더 동점골 순간이었다.
라다멜 팔카오가 한동안 그들의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뛰었기 때문에 맨체스터시티 팬들 입장에서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는 흐름이었다. 더구나 라다멜 팔카오는 후반전 3분만에 오타멘디의 반칙을 유도하며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맨시티로서는 그나마 팔카오가 직접 찬 페널티킥을 골키퍼 윌리 카바예로가 왼쪽으로 몸을 날리며 잡아냈기에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골잡이의 부활은 언제든지 또 다른 골이 터질 수 있다는 신호였다. 라다멜 팔카오는 페널티킥 실패 순간을 지워버리고 61분에 더 아름다운 추가골을 터뜨렸다. 유연한 드리블로 맨시티 수비수들을 떨어뜨린 뒤 기막힌 칩샷으로 각도를 줄이며 나온 골키퍼 카바예로의 키를 절묘하게 넘긴 것이다. 이 순간 '맨시티 2-3 모나코'의 점수판이 만들어졌으니 라다멜 팔카오의 주가는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홈팀 맨체스터시티에도 세르히오 아게로라는 골잡이가 건재했다. 58분에 라힘 스털링의 기막힌 역습 패스를 받아 반 박자 빠른 오른발 토 킥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모나코 골키퍼 수바시치가 너무 안일하게 두 손을 내밀었다가 뒤로 빠뜨려서 굴러들어간 행운을 잡았지만 세르히오 아게로의 후반전 활약은 실로 놀라웠다.
라다멜 팔카오의 추가골이 터지고 10분 뒤에 다비드 실바의 오른쪽 코너킥이 넘어왔을 때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세르히오 아게로가 침착하게 오른발 발리슛으로 모나코 골문을 뒤흔들었다. 세르히오 아게로는 82분에 다비드 실바의 로빙 패스를 받아 해트트릭 욕심을 부릴 수 있었지만 더 좋은 위치로 파고드는 동료 르로이 사네를 빛냈다. 보다 확률 높은 결정력으로 2차전을 대비하여 점수 차이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였던 이유이기도 했다.
이로써 맨체스터시티는 벼랑 끝은 면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음 달 16일 루이 2세 스타디움으로 들어가 2차전을 치르면서 1점차 패배까지는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맨체스터시티가 8강 진출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비 조직력의 정비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결과(22일 오전 4시 45분,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
★ 맨체스터 시티 5-3 AS 모나코 [득점 : 라힘 스털링(26분,도움-르로이 사네), 세르히오 아게로(58분,도움-라힘 스털링), 세르히오 아게로(71분,도움-다비드 실바), 존 스톤스(77분,도움-야야 투레), 르로이 사네(82분,도움-세르히오 아게로) / 라다멜 팔카오(32분,도움-파비뉴), 킬리안 음바페(40분,도움-파비뉴), 라다멜 팔카오(61분)]
★ 바이에르 04 레버쿠젠(독일) 2-4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일정(3월 16일 오전 4시 45분, 왼쪽이 홈 팀)
☆ AS 모나코 - 맨체스터 시티(스타드 루이 II)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 바이에르 04 레버쿠젠(에스타디오 비센테 칼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