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女용의자 추정 페북에 한국인 친구 20여명

입력 2017-02-23 08:37


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이 한국과 상당히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22일(현지시간) 흐엉의 페이스북 계정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흐엉의 18세 조카 딘 티 쿠옌에 따르면 흐엉이 '루비 루비(Ruby Ruby)'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계정에 사진을 게시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계정을 찾아 들어가 살펴보니 흐엉의 페북 친구 65명 중 20여명이 한국인이었다. 대부분 20대로 보이는 이들 한국인 페북 친구 가운데 상당수가 음악 관련 일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일부는 베트남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인다.

흐엉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다른 게시물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1월에는 비빔밥 사진 사진과 셀카 사진을 함께 올리면서 영어로 "내가 너를 위해 요리를 할 것(I will cook for u)"이라며 "너도 원하니?(Do u want?)"라고 적었다.

또 이 여성은 지난 9일 범행 당시 입었던 'LOL'티셔츠를 입고 찍은 것으로 보이는 셀카 사진과 아이스크림과 음식을 촬영 사진을 게재하며 "인생은 음식. 나는 매우 많이 먹는다. 그리고 나는 너도 먹을 수 있다. ㅋㅋㅋㅋㅋㅋ 나의 소년"이라고 적었다. 이 문장은 영문으로 돼 있지만 중간의 'ㅋㅋㅋㅋ...'는 한글로 적혀 있다.

특히 사진 속 여성의 어깨 위에는 범행 당시 메고 있던 디올 핸드백으로 추정되는 하늘색 가방끈이 눈에 띈다.

가장 최근의 게시물은 지난 11일 올라왔다. 눈을 감은 얼굴을 촬영한 사진과 함께 "나는 더 자고 싶다. 하지만 당신의 곁에서(I want to sleep more but by your side)"라는 글이 게시됐다.

이 사진은 이번 범행이 발생한 쿠알라룸푸르 공항 인근에서 올린 것으로 나와 있다.

이 페이스북 계정에는 지난 12월 14일 처음 사진이 올라왔으며, 대부분 캄보디아 프놈펜, 베트남 하노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지에서 게시한 것으로 돼 있다.

특히, 최근에 올린 사진 속 여성은 앞머리가 있는 노란 단발머리로 말레이시아 경찰이 공개한 용의자 사진과 흡사한 모습이다.

흐엉은 작년 11월 초 제주 국제공항으로 무비자 입국해 3박 4일 동안 제주도에 머물렀고, 당시 20대 한국인 남성이 흐엉의 신원보증인 역할을 하며 편의를 봐준 정황도 한국 당국에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