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설립자인 에드윈 퓰너는 14일(현지시간) 5주년을 맞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다시 들여다보고 필요할 경우 재협상을 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정권인수위 선임고문을 지낸 퓰너 전 재단 이사장은 이날 워싱턴DC 재단 사무실에서 한 연합뉴스-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협정 발효 5년이면 검토할 시점이 됐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 싱크탱크'로 불릴 정도로 트럼프 정부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곳으로, 그의 이번 언급은 향후 미 정부의 한미FTA 논의 과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풀너 전 이사장은 먼저 "25년이 넘은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의 경우 협정 체결 당시 멕시코 국영 석유업체 PEMEX가 멕시코 내 모든 에너지를 관장하고 있어 미국의 대(對)멕시코 에너지 수출이 금지됐었다. 지금은 그 독점구조가 깨졌는데 여전히 천연가스를 수출 못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나프타를 다시 들여다보고 재평가해 다시 협상해야 하듯이 한미FTA도 같은 연장선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현대차와 삼성전자 TV, LG 휴대전화 등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나고 정교한 한국산 제품을 좋아하고 또 감탄해 한다"면서 "그러나 (한미FTA의) 일부 조치들은 당초 의무대로 이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측 전문가들이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얘기하려는 것도 그런 부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우리의 지적 재산권은 존중되고 있는가? 특허권과 상표권 등 첨단제품에는 아주 복잡한 논쟁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상대국에서 어떻게 취급받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다시 검토해야만 하는 일부 부분들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기술은 아주 빨리 변하고 발전한다. 한국은 미국의 큰 기술 중 하나인 우버를 왜 막는가? 미국의 첨단기술 제공업체와 한국 제조업체 간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라고 물으면서 "이런 것들은 전문가들이 논의해야 할 사안이며, 고위급에서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한미FTA는 발효 5년이 됐고 그동안 기술이 빠르게 변한 만큼 다시 한 번 들여다볼 시점"이라고 밝혔다.
퓰너 전 이사장은 특히 "한미 양국 카운터파트 간의 재검토는 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실제로 논쟁의 소지가 있다면 이는 재협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