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김정남 피살 확실시…김정은 포악성 ‘대북확성기’로 北에 알린다

입력 2017-02-15 15:23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씨가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여성들로부터 독극물 공격을 받고 숨진 가운데, 그의 사망 사실이 대북확성기를 타고 북한으로 전해진다.

복수의 정부 및 군 소식통은 15일 "김정남의 독극물 피살 사실을 대북확성기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에서 가까운 지역의 북한 주민과 북한 군부대에서 청취할 수 있도록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과 정부 당국은 김정남의 피살이 김정은의 지시 없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 김정은의 잔혹하고 포악한 성격을 북한 주민과 군인들에 사실대로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북한 주민과 군인들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유일한 '백두혈통'임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독극물 공격으로 피살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적잖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고사총으로 처형하고, 이복형까지 독극물로 무참히 살해하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북한 주민과 군인들에게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해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 집권 이후 '스탠딩 오더'(취소할 때까지 계속 유효한 주문)였다"면서 "2012년 본격적인 시도가 한 번 있었고, 이후 2012년 4월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저와 제 가족을 살려달라는 서신을 발송한 바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지금 살해된 인물이 김정남이 확실시된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과 정부 당국은 지금까지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파악된 사실을 이르면 16일부터 북한에 송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의 피살 소식은 지난해 확보된 신형 고정식 확성기 24대와 이동식 확성기 16대를 비롯한 기존 가동해온 고정식 10여 대를 통해 송출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새로 설치한 고정식 확성기의 성능과 관련, 장애물이 없는 직선거리 10㎞ 이상 지역에서 방송 내용을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과 악천후에도 성능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조달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