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에 시달리는 A씨(56세, 축산업자)는 최근 병원을 찾아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허리가 아파서 당연히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이라 여겼는데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생소한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A씨는 걷다가 다리가 아파서 쉬었다 걷다를 반복하는 가운데 평소 20분도 채 걷지 못했다.
이는 전형적인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이다. 허리디스크와 함께 더불어 대표적인 척추 질환으로 꼽히는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원인은 전혀 다른 척추질환이다.
허리디스크는 퇴행성 디스크 파열에 기인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척추관절에서 뼈가 자라고 인대가 두꺼워지는 가운데 퇴행성 디스크가 밀려 나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는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된다.
허리디스크는 척추에 발생하는 흔한 질환 중 하나로 디스크 테두리를 형성하는 섬유륜이 부풀어 밀려 나오거나 섬유륜 안의 수핵이 튀어 나와 신경을 누르면서 생긴다. 허리디스크는 허리 및 다리의 통증이 유발되며 심하면 신경마비까지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노년층의 허리 및 다리 통증 원인은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앉거나 누워있을 때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걷거나 서있을 때 주로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 저림이 생겨 쉬었다 걸어야만 하는 파행증이 나타나고 추간판탈출증에서 볼 수 있는 하지직거상 검사에서의 이상 소견이 정상 소견을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퇴행성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50대 중년층 이상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다.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로는 탄력적인 조직으로 구성된 추간판이 딱딱한 콜라겐성분으로 대체되며 부피가 늘어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40대, 심지어 30대 젊은 층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질환 관련 지식 숙지와 함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젊은 층에서 발견되는 척추관협착증은 잘못된 자세를 오랜 기간 유지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고정된 자세가 장시간 지속되면 척추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결국 이 같은 척추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모두 치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진단은 X-ray(단순방사선),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검사를 시행해 확인할 수 있다. 협착의 위치와 정도, 신경다발의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MRI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치료방법은 검사를 통해 확인된 협착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김영수병원 김영수 원장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보존적 치료 또는 비수술적인 치료가 적용되지만 만약 통증이 극심해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거나 보존적 치료로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이어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질환의 하나로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허리디스크와는 다른 질환으로 치료법 또한 다르기 때문에 허리통증이 지속된다면 당연히 허리디스크라 여기지 말고 전문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통해 증상에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