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 '부패 투어' 버스가 등장했다고 AP통신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부패 투어 버스는 2014년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 주에 있는 몬테레이에서 처음 도입됐다가 1주일 전부터 멕시코시티에서도 운영되기 시작했다.
버스는 일요일마다 두 차례에 걸쳐 90분 동안 멕시코시티의 부패 명소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기관과 기업 등 10곳을 지나간다.
최악의 부패 명소는 일명 '백악관'이라고 불린다. 백악관은 공공입찰 수주 대가로 한 건설회사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부인에게 제공한 의혹을 받는 저택이다. 버스는 직접 저택을 들르지 않지만, 근처를 지나면서 가이드가 저택을 소개하고 의혹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투어 비용은 부패 척결에 공감하는 개인들의 기부로 운영되므로 무료다. 초기에 5천 달러의 기부금으로 운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가이드들은 관광객들이 자신이 겪은 부패 경험을 공유하고 부패 퇴치 전략에 대해 논의하도록 돕는다. 부패 투어 버스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구경꾼과 보행자 등도 부패 척결 대열에 동참하도록 유도한다.
부패 투어 버스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버스 탑승 예약이 쇄도하는 바람에 이날 예약을 하면 오는 4월 2일에야 탑승할 수 있다. 주최 측은 3개월간 시범 운영 상황을 지켜본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멕시코는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6년 부패 인지지수에서 176개국 중 123위를 기록했다. 부패 인지지수는 순위가 낮을수록 청렴도가 높은 국가임을 의미한다.
자원봉사자 가이드로 나선 타니아 산체스(44) 씨는 "부패 투어 버스 운영의 목적은 멕시코인들에게 갈수록 심각해지고 사회 곳곳에 광범위하게 퍼진 부패문제에 대한 자각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