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생은 종종 굿판에 비유되기도 한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한판의 굿 속에 다 들어있기 때문이다.
눈물과 회한, 풍자와 웃음이 가득한 굿판.
지금은 음지에서 행해지거나 미신으로 치부되어 희화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본래 우리의 토속신앙을 근간으로 한 '굿'은 한판의 놀이이자 잔치였고 우리 고유의 문화였다.
이 '굿'을 소재로 연극을 기획,연출,제작 을 한 무당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미스테리극장 위험한초대의 MC와 tvN 엑소시스트를 통해 얼굴을 알려 유명세를 치른 대한민국에서 손꼽는 무당 임덕영이다.
이번 연극의 기획,연출을 맡은 임덕영의 오랜 바람은 우리 토속신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토속신앙이란 단지 미신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 지금 우리를 있게 한 조상들에게 예를 다해 제를 올리고,
현재의 복을 기원하는 기복 신앙일 뿐, 정해진 앞날의 운명을 맞추거나 공포심을 조장하여 굿이나 제사를 강요하는 것은
토속신앙의 본질이 아니며, 신과 인간, 그리고 우리의 존재는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자 이번 연극 '동이'를 기획했다고 한다.
연극 '동이'는 신의 길을 가기 위해 내림굿을 받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로, 대학로 유명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지난해 초부터 준비한 창작극이다.
굿과 무당을 소재로 한 연극은 그동안 많았지만, 무당이 직접 쓰고 연출한 연극은 '동이'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기획,연출을 맡은 임덕영이 직접 느끼고 경험한 일들을 바탕으로 썼기 때문에 사실감이 훨씬 돋보이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극단 영감(靈感)의 신재원 대표는 공연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캐스팅에는 러시아 국립예술 학교 연극과를 졸업한 배우 황원규가 주인공 동이 역을 맡았고
극중 무당 역 중에 실제 유명 무당인 매화가 특별출연하며 내림굿 장면에는 사실감을 돋보이기 위해 악사들도 출연해 소극장 공연으로는 보기 드문 화려함과 볼거리가 풍성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연극 '동이'는 대학로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2월 9일 초연을 앞두고 기대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