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선 불출마로 김종인 민주당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것.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빅텐트론' 시나리오가 소멸되면서 김 전 대표가 새로운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정치권 일각에선 김 전 대표가 중도·보수층을 아우르는 대표주자로서 제3지대의 새로운 축을 자임하면서 탈당을 결행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제3지대의 동력이 크게 약화된 만큼 김 전 대표가 당에 잔류할 가능성도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김 전 대표는 이달 15∼17일 뮌헨 안보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할 예정이며, 귀국에 앞서 자신의 입장을 확실히 정리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와 관련 야권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그동안 킹메이커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탈당을 결행하는 순간 바로 대권에 도전한다고 봐야 한다"며 "반 전 총장이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것이 움직이기 수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금주 내로 손학규 국민개혁주권회의 의장과도 만나기로 하는 등 행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김 전 대표가 쉽사리 탈당을 결행하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우선 '반풍(潘風·반기문 바람)'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정치세력 형성 움직임이 주춤하게 됐다는 점이 변수다.
김 전 대표의 행보에 지나치게 관심이 쏠리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다 조기대선 일정이 촉박해 3지대를 기반으로 세력화를 모색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의 예상대로 2월말·3월초에 탄핵이 결정되고 바로 대선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김 전 대표가 활동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만일 김 전 대표가 잔류를 결정할 경우, 안희정 충남지사와 손을 잡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그동안 '친문(친문재인) 패권'을 강력히 비판해온 김 전 대표가 안 지사를 문 전 대표의 '대항마'로 주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안 지사와 회동해 "여아를 뛰어넘어 50대 후보들이 돌풍을 일으켜 보라"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