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우 기자 리포트
‘돈부터 걷고 보자’…집행률 고작 7%
<앵커>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돕기 위해 만든 청년희망펀드가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급조되다 보니 공익은 뒷전이고 돈은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묶여있습니다. 공익을 가장해 만들어진 청년희망펀드의 문제점들 정원우 기자가 정리봤습니다.
<기자> 청와대의 지시, 대기업 총수들이 돈을 빌려서까지 낸 반강제적인 기부금, 1,40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갖고 있는 청년희망펀드가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뚜렷한 원칙과 목적없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총리실과 정부 부처가 나서 일사천리로 설립된 청년희망재단은 부실한 사업 행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청년희망재단의 지난해 예산 집행률은 45%에 불과했습니다. 개인과 기업인들이 낸 1,400억원이 넘는 기부금 가운데 사용된 돈은 지금까지 99억원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공익이라는 목적으로 권력기관의 사람들에 의해서 힘에 의해서 조종되는 모금행위가 결코 목적을 발휘할 수도 없고 지속성이 없었다는 것이죠. 애초부터 지속적인 철학과 개념이 없이 출발한 펀드기 때문에 문제점이 있었던 것이거든요"
순수 공익재단을 표방한 것과 달리 청년희망재단은 처음부터 정부 측 인사들이 장악한 점도 문제입니다.
재단설립부터 고용노동부 고위공무원들이 관여했고 재단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사무국장은 고용부 퇴직 인사가 맡고 있습니다.
여기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 씨의 이대 학사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류철균 이화여대 교수가 초대이사를 맡았던 사실이 드러나 검찰 조사까지 받고 있습니다.
결국 일반인들까지 순수한 마음으로 동참한 청년희망펀드는 정부 주도의, 자금 모으기에만 혈안이 된 관제펀드에 불과했던 셈입니다.
한국경제TV 정원우입니다.
## 정원우 기자 출연
<앵커> 계속해서 얘기나눠보겠습니다. 경제팀 정원우 기자 나와있습니다. 우선 청년희망펀드와 청년희망재단이 처음 만들어진 상황부터 정리해볼까요?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제안해서 청년희망펀드가 공익신탁의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 뿐 아니라 청와대 관계자들,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여하면서 붐이 있었습니다. 청년희망펀드로 모인 돈 가운데 10억원을 출연해 청년희망재단이라는 것이 만들어졌고 청년희망재단에는 주요 기업 총수 뿐 아니라 대기업 단체 기부가 이어졌습니다.
<앵커> 그동안 논란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개인들의 순수한 기부금을 모아 청년실업을 해소해보자는게 애초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재단을 통해 단체 기부를 받으면서 결국 기업인들의 돈으로 청년일자리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른바 최순실 사태 이후 논란이 되는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처럼 유사한 형태의 강제모금이 있었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만들어질 당시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어떻게 돈을 쓸 것이다라는 명확한 원칙없이 일단 돈부터 내고 봐라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청와대와 금융위가 주도해 청년희망펀드를 띄우다보니 시중은행들 사이에서 기부 경쟁이 붙었고 은행원들에게까지 기부를 강요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럼 지금 청년희망펀드 상황은 어떤가요. 기부금은 계속 모이고 있는건가요?
<기자> 청년희망펀드에 지금까지 기부에 참여한 개인들은 12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대부분이 한번 기부하고 끝인데요. 꾸준히 기부를 약속하는 약정기부를 통해 매달 들어오는 돈도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한달에 8억원 정도 됩니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관계자들이 약정기부를 통해서 월마다 기부금을 납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연말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미르 K스포츠재단 불똥이 청년희망재단과 펀드로 튀면서 납입 금액이 확 줄기는 했지만 이걸 잘 모르고 약정을 걸어놓은 분들도 꽤 있어 보이는데요.
지금 청년희망펀드 상황은 어떤지 한창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한창율 기자 리포트
"청년희망펀드 모금 중단시킨다"
<기자>
청년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며 만들어진 청년희망펀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기부자로 나서면서 아직도 꾸준히 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1월23일 기준 청년희망펀드 금액은 재단기부금액을 포함해 1461억원. 지난해 11월보다 3억원 이상 늘어났습니다.
자동이체가 설정되 향후 추가 기부가 예정된 누적기부약정총액도 8억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검찰 조사를 통해 청년희망펀드 모금이 순수한 목적이 아니라고 밝혀지고 있습니다.
당장 순수한 기부자들의 돈을 어떻게 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지만,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공익펀드라는 이름을 가지고 모금을 하면서 펀드가 없어지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 귀속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청년희망펀드 모금을 중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금융산업노조와 논의를 해서 강제모금 되고 있는 이런 것(청년희망펀드)들을 중지 시킬 작정입니다"
'심각한 청년 일자리 어려움 해결을 위해 서둘러 기부를 한다'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만들어진 청년희망펀드.
순수한 기부자의 호주머니만 털어, 권력자들의 욕심만 채우는 펀드로 변질돼 버렸습니다.
한국경제TV 한창율입니다.
<앵커> 청년희망펀드의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기부금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건가요?
<기자> 청년희망펀드는 이름은 펀드지만 정확하게는 공익신탁입니다. 은행에 만들어진 공익재단의 형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익신탁법의 적용을 받는데요. 공익신탁의 인가를 취소하게 되면 국고로 귀속되거나 다른 공익신탁으로 합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합병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한마디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고요. 청년희망재단을 해체하거나 청년희망펀드의 인가를 취소하더라도 기부자들이 돈을 돌려받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애초 취지대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사업 계획을 마련하고 투명하게 재단을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청년희망펀드 얘기 나눠봤습니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