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 별세.. "혼란이 기회다" 마지막 '경제 메시지'

입력 2017-02-01 10:18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향년 74세로 별세했다. 췌장암으로 투병 생활을 이어온 그는 마지막까지 한국의 경제 메시지를 남기는 등 열정을 불태웠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30일 '코리안 미러클 4 :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 발간보고회에서 현 시국을 비롯한 한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당시 병세가 악화돼 입원 중임에도 불구, 강 전 장관은 행사 참석을 강행해 '경제 메시지'를 던지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당시 강봉균 전 장관은 "(최근 정치·사회적 혼란은) 국가 거버넌스 시스템을 민주적으로 바꾸는 기회이기도 하다"라며 "쉽게 오지 않는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치적 안정이 지금 가장 중요하다. 정치적 불확실성만 제거하면 예전의 잠재력을 다시 발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하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전북 군산 출신의 강봉균 전 장관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서울대 상대에 늦깎이로 입학, 행정고시 합격을 통해 관가에 발을 디뎠다. 1969년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1997년 정보통신부, 1999년 재정경제부 장관을 거쳐 제16·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 재경부 장관 등 요직에 중용되며 '정책 브레인'으로 통한 정통 경제관료인 강 전 장관은 IMF 외환위기 여파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던 1999년 재경부 장관을 지내며 위기 극복을 이끈 '경제사령탑' 역할을 했다.

지난해 4·13 총선 당시에는 새누리당에 입당하며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고 경기 대응을 위해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인하와 주택담보대출증권, 산업은행 채권을 직접 인수하는 내용의 '한국판 양적완화'를 화두로 내던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