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유재경 대사 “최순실 추천으로”, 정부 측도 “청와대 추천으로”

입력 2017-01-31 19:17


유재경 주 미얀마 대사가 특검에 소환된 가운데 인선 과정에 최순실 씨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유재경(58) 주 미얀마 대사는 청와대의 추천 케이스로 대사가 된 것으로 31일 파악됐다.

외교관 인사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이날 "유 대사와 같은 '특임 공관장'(직업 외교관 출신이 아닌 대사 또는 총영사)의 경우 외교부 장관이 여러 군데 의견을 들어서 추천하는 경우가 있고 극소수이지만 청와대가 직접 추천하는 경우도 있는데, 유 대사는 청와대가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이날 참고인으로 소환된 유 대사는 최순실 씨의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최 씨의 천거에 따라 유 대사를 임명했을 개연성이 제기된 것이다.

삼성전기 전무 출신인 유 대사는 작년 5월 외교부 관료인 이백순(58)씨에 이어 미얀마 대사로 임명됐다. 삼성전기 유럽판매법인장, 글로벌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한 유 대사는 브라질과 독일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지만 미얀마 관련 업무는 한 적이 없었기에 인사 배경을 두고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어학능력, 교섭 지도력 등이 포함된 서면 자격심사를 비롯한 복수의 검증 절차를 유 대사가 모두 통과했다고 전했다.

'부실 검증' 논란에 대해 외교부는 윤병세 장관을 포함한 부내 인사들이 작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파문이 불거지기 전까지 최 씨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에 유 대사 인사에 최 씨가 개입했는지를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유 대사의 향후 거취에 대해 "특검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조사 결과를 보아가면서 인사권자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사의 대사로서 업무 수행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무난하게 잘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특임 공관장은 전 세계에 15명 안팎이 파견돼 있다. 최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는 또 다른 인사인 전대주 전(前) 주베트남 대사 역시 청와대 추천 케이스라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