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녀의 경제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들은 이번에 아이들이 받은 설 세뱃돈을 어린이펀드에 넣어보는 건 어떨까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을텐데요.
다른 펀드들과 비교해봤을 때 크게 차별화된 전략이 없는데다 장기성과 역시 저조해서 무늬만 어린이펀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자녀들의 학자금 마련, 조기 경제교육 등의 취지로 판매되는 어린이펀드.
하지만 혜택이나 수익률 면에서 턱없이 부족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41개 어린이펀드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2.35%로 같은 기간 은행 정기예금 이자은 물론 국내 주식형펀드 성과 0.62%보다도 크게 뒤쳐집니다.
학자금 마련을 위해 어린이펀드에 3년 이상 맡겼더라도 누적 수익률은 평균 2%대로 떨어집니다.
KB온국민자녀사랑펀드는 -29.5%로 원금의 3분의 1이 사라졌고, 대신대표기업어린이적립펀드 등 20% 가까운 손실을 입은 펀드도 상당수입니다.
일반 주식형펀드와 다른 점은 어린이펀드 가입자의 자녀에 한해 글로벌경제교육캠프, 증여신고대행서비스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
하지만 이마저도 가입자 모두가 받을 수 없고, 추첨으로 제공하고 있어 사실상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는 게 운용업계의 솔직한 내부 평가입니다.
<전화인터뷰> 운용업계 관계자
“차별성 별로 없어요. ‘경제교육을 시켜준다’ 마케팅을 하고 글로벌대장정을 보내주고 그러는데요. 마케팅차원인거지...”
사정이 이렇다보니 운용사가 제공한 혜택만 받고 그대로 해지한 고객도 적지 않습니다.
올들어서만 어린이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206억원. 5년간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현재 설정액의 2배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펀드를 먼저 도입했던 미국, 영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에선 아직까지 관련 세제 혜택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이승희 펀드온라인코리아 마케팅팀
“어린이펀드만을 위한 세제혜택은 따로 없고요. 부모님들께서 증여세를 대신해서 어린 자녀의 명의로 (어린이 펀드에) 가입할 때에는 최대 1500만원까지 증여가 가능합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펀드에 대한 부가적인 혜택도 중요하지만 장기성과를 따져보고 상품을 고르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