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 정운찬, 몸값 승승장구 중?…정치권 “우리랑 손잡자” 러브콜

입력 2017-01-19 20:13


대선출마 정운찬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대선출마 정운찬은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화제의 정치 인물로 부상했다.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는 흐름 속에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몸값이 껑충 뛰어오른 모양새다.

정 전 총리가 사실상의 대선출마를 선언한 19일 출판기념회 현장에는 여야 정치인들을 비롯해 지지자 등 1천여명이 몰렸다. 정작 정 전 총리의 입에서 대선의 '대' 자(字)도 나오지 않았지만 '대선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열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한 여야 인사들은 일제히 정 전 총리의 대선 출마를 응원하면서도 다양한 경로로 영입을 제안하는 모습이었다.

충청 출신의 경제학자로 서울대 총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화려한 이력에다 '동반성장' 화두를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가진 중량급 인사란 점에서 조기 대선 국면에서 경제민주화 어젠다 선점 및 외연 확장을 노리는 각 당의 영입 대상으로 인기가 치솟은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강력하고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낸 쪽은 지도부를 포함해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한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4·13 총선 전 정 전 총리의 영입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박지원 대표는 축사에서 "정 전 총리의 동반경제성장과 국민의당의 공정성장은 맥을 같이 한다"며 "정 전 총리는 열려 있는 분이고 국민의당도 열린 정당이다. 반드시 우리 국민의당에 오셔서 꼭 한 번 겨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당을 먼저 만들었다고 해서 우리 자신의 벽을 쌓고 불이익을 주고 진입장벽 만드는 것이 절대 없다"며 "꼭 국민의당에 오셔서 동반 성장시켜주시고 어떤 불이익이 없는 공정한 기회를 드리겠지만, 추대하는 것까지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지금 있는 정당 중 정 전 총리와 색깔 비슷한 동네가 제가 몸담은 곳 같다"며 "오늘 출정식 이후 빠른 시일 안에 결단하시면 좋은 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서는 박 대표와 박주선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정대철 상임고문과 천정배 조배숙 김성식 의원 및 김영환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역시 총선전 영입을 추진했던 민주당에서는 박영선 변재일 의원 등 비문(비문재인) 비주류 의원들이 자리한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충청 출신의 노영민 전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오늘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정 전 총리가 쭉 마음속에 품어온 동반성장 철학이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철학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수장이었던 민주당 지도부는 정 전 총리에게 비례대표 순번을 주는 작업을 구체적으로 진행하다가 막판 논의가 틀어지면서 없었던 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진영에 속한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은 "같은 집안 형님"이라며 농을 던진 뒤 "우리 형님을 혹시 바른정당으로 모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왔다"며 영입 제안에 가세했다.

정의화 전 의장도 "국민의당에서 많이 오셨는데 정 전 총리를 모셔가려고 온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경쟁을 시킬 것 같지만, 어쩌면 그렇지 않고 바로 모셔서 추대도 가능하지 않으냐는 생각이 든다"며 거들었다.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대표는 "현재 난국에서 대한민국 위기가 경제라면, 경제위기를 타개할 원조가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며 출마를 응원했다.

김덕룡 전 의원은 "이 자리는 국민후보 정운찬 추대 대회 같다"며 "사실 정운찬 후보가 특정 정당에서 대접받고 후보가 되는 것도 좋겠지만, 국민후보로 한 번 성장해줬으면 하는 기대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쏟아지는 영입 제안에도 정 전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 정당 합류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동반성장에 대해 뜻을 같이 하고 연합했을 때 저쪽도 좋고 나도 좋을 때 연합할 수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날 행사에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는 김정훈 의원이 참석했고, 나경원·조경태 의원은 축전을 보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과 조순 전 서울시장,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김종필 전 총리의 화환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