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남자테니스 '희망' 정현, 2017 호주오픈 1라운드 완승

입력 2017-01-19 17:42
▲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호주오픈(사진 = 호주오픈)
5세트 게임 중 3개의 세트를 따내야하는 남자단식의 추세로 볼 때 105분만에 비교적 싱겁게 끝난 1라운드였지만 16개월 16일만에 거둔 메이저대회 승리라 그 감격이 남달랐다.

한국 남자테니스의 기대주 정현(세계 랭킹 105위)이 우리 시각으로 17일 오후 4시 호주 멜버른 파크에 있는 12번 코트에서 벌어진 2017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라운드에서 렌소 올리보(아르헨티나, 세계 랭킹 78위)를 1시간 45분만에 3-0(6-2, 6-3, 6-2)으로 이기고 2라운드에 올랐다. 19일 이번 대회 15번 시드를 받은 불가리아의 강호 그리고르 디미트로프에게 석패했지만 1라운드 승리만으로도 가치가 있었다.

정현의 1라운드 완승 요인은 단연 서브의 위력에 있었다. 에이스 숫자에서는 렌소 올리보에 비해 2개 모자랐지만 정확도 면에서 올리보를 압도했고 거기서 이어진 스트로크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어낼 수 있었다.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만들며 기분 좋게 출발한 정현은 올리보가 서브권을 쥔 첫 세트 세 번째 게임을 브레이크 해내며 승리의 기운을 자기 쪽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첫 세트 마지막 포인트는 짧게 잡고 끊어친 백핸드 다운 더 라인이었다. 그만큼 올리보의 스트로크 방향을 비교적 여유 있게 읽고 있다는 뜻이었다.

두 번째 세트 초반과 세 번째 세트 초반에는 렌소 올리보가 반짝 기세를 올리기도 했지만 정현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세 번째 세트 초반에 정현의 스트로크가 약간 흔들리며 자신의 서브 게임을 하나 내주기는 했지만 상대 기록으로 봐도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게임 스코어로 연결한 결과(정현 7개, 렌소 올리보 1개)가 이 경기 승자를 말해주고 있었다.

세 번째 세트 초반 고비를 잘 넘긴 정현은 세 번째 세트 여덟 번째 게임에서 경기를 끝냈다. 올리보의 서브 게임이었지만 두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겸 매치 포인트 기회를 정현이 잡아냈고 다시 올리보가 듀스까지 따라붙었다고 하더라도 뒷심은 정현이 더 강했다. 침착하게 스트로크 싸움을 펼친 끝에 올리보의 마지막 스트로크가 너무 길게 날아와 끝줄 밖 정현의 발 앞에 떨어진 것이다.

이로써 정현은 2015년 9월 1일 US 오픈 1라운드에서 호주의 제임스 덕워스를 3-0(6-3, 6-1, 6-2)으로 물리친 뒤 16개월 16일만에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두 번째 승리를 거둔 것이다.

정현의 2라운드 상대는 불가리아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로 결정됐다. 1라운드에서 호주의 오코넬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두고 올라온 디미트로프(세계 랭킹 15위)는 2014년에 호주오픈 8강, 윔블던 4강에 올랐던 실력자이기 때문에 105위 정현에게는 벅찬 상대라고 할 수 있지만 정확도 높은 서브와 끈질긴 스트로크 싸움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보기 드문 명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7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R 결과(17일 오후 4시, 멜버른 파크 12번 코트)

★정현(한국, 세계 랭킹 105위) 3-0[6-2, 6-3, 6-2] 렌소 올리보(아르헨티나, 세계 랭킹 78위)

- 소요 시간 : 1세트(28분), 2세트(38분), 3세트(39분) 합계 105분
- 서브 에이스 : 정현 4개, 렌소 올리보 6개
- 더블 폴트 : 정현 1개, 렌소 올리보 7개
- 첫 서브 성공률 : 정현 57(39/69)%, 렌소 올리보 48(38/80)%
- 첫 서브 득점률 : 정현 69(27/39)%, 렌소 올리보 63(24/38)%
- 두 번째 서브 득점률 : 정현 70(21/30)%, 렌소 올리보 38(16/42)%
-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정현 44(7/16)%, 렌소 올리보 50(1/2)%
- 리시빙 포인트 득점률 : 정현 50(40/80)%, 렌소 올리보 30(2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