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수달 4마리가 서울시내 한강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어미 1마리와 새끼 3마리 등 수달가족이 서울 천호대교 북단 일대에서 무인카메라에 포착됐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3월 한강지류인 탄천에서 수달 1마리를 봤다는 시민제보가 들어온 이후 수달생태계 정밀조사를 실시해 온 한강유역환경청은 총 10대의 무인카메라를 설치, 지난해 10월 수달 1마리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달 2일에는 암컷 1마리와 새끼 3마리로 구성된 수달가족의 활동 모습을 포착했다.
수달은 한강을 비롯한 전국 강과 하천에서 과거에 흔하게 발견되던 족제비과 포유류로, 수질 오염과 모피를 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한강의 경우 1973년 팔당댐 건설로 상·하류 수생태계가 단절되고, 서울 도심부의 한강 고수부지 개발로 서식지가 축소되면서 팔당댐 하류 한강에서는 수달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이번에 발견된 수달 가족이 '암사∼고덕∼미사수변습지'를 서식지로 하고 팔당댐 하류 한강의 남·북단을 오가며 생활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지역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돼 수달 서식환경이 안전하게 유지되는 곳이다.
한성용 한국수달보호협회 박사는 "한강에서 하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수생태 건강성을 나타내는 수달이 살고 있다는 것은 이 일대의 생물다양성이 개선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홍정기 한강유역환경청장은 "한강에 서식하는 수달 개체수와 행동범위 확인 등 추가 정밀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서울지방국토관리청, 문화재청, 서울시, 전문가 등과 협력해 수달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