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퇴주잔 이어 ‘기습 분향’ 논란...팽목항 시위대 따돌렸다?

입력 2017-01-17 18:01


퇴주잔 논란에 휩싸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7일 '세월호 참사'의 현장인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분향소를 찾았다.

3박 4일 일정으로 영·호남과 충청권을 방문중인 반 전 총장은 지방 순회 이틀째인 이날 오후 4시께 팽목항에 도착했다.

분향소 앞에는 반 전 총장의 방문 소식을 접한 '박근혜 정권 퇴진 진도운동본부' 등 이 지역의 진보성향 단체 회원들이 팻말과 펼침막을 들고 '반기문 반대' 시위를 하려고 모여 있었다.

그러자 반 전 총장을 수행한 한 참모가 "분향소가 아닌 실종자 가족 거처 근처에 내릴 것"이라고 했지만, 시위대와 취재진이 100여m 떨어진 해당 지점으로 이동한 사이 반 전 총장이 탄 승용차는 예정대로 분향소 앞에 섰다.

차에서 내린 반 전 총장은 참모들에 둘러싸여 신속하게 걸음을 옮겼다. 이 같은 '연막작전'에 속아 넘어간 시위대가 다시 달려오는 사이 반 전 총장은 분향소로 들어갔다.

참모들이 우려했던 '봉변'은 피한 셈이지만, 일각에선 '과잉 의전'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반 전 총장은 면담을 마치고 나오자 분향소 밖에서 약 20분간 기다리던 시위대, 그리고 이에 맞선 반 전 총장 팬클럽 '반사모' 회원들까지 등장해 서로 뒤엉키고 말았다.

일부 시위대는 팽목항 방파제로 향한 반 전 총장의 뒤에서 "기름장어(반 전 총장을 비꼬는 별칭), 바다로 빠져버리라"는 등 험구를 외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약 20분간 방파제를 돌며 양쪽에 붙은 펼침막과 사진, 글귀 등을 둘러본 뒤 차를 타고 다음 행선지로 부랴부랴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