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상임전국위원회 개최를 강행하며 칼을 빼 든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강고한 '친박(친박근혜계)의 방패'를 뚫어내지 못했다.
인 위원장이 주장한 새누리당의 인적청산이 난항에 빠진 것은 물론 인 위원장 스스로도 진퇴의 갈림길에 서게 된 형국이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자신을 보좌할 비상대책위원을 선임할 예정이었으나 정족수 미달로 회의 자체를 열지 못했다.
인 위원장 측은 친박계가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방해해 회의를 무산시켰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사실상 친박계와의 힘겨루기에서 판정패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인 위원장과 한 배를 탄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다음 주 중 전국위원회를 다시 열겠다고 밝혔으나 한번 무산된 대회를 다시 열어 민감한 안건을 통과시키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이날 전국위원회 무산 직후 "당을 잘 추슬러서 당 개혁과 당을 바로 세우는 일에 앞장서겠다"며 당 쇄신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당내에서는 인 위원장의 사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 위원장은 서청원ㆍ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인사를 겨냥해 6일까지 자진 탈당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날 전국위원회가 무산되면서 사실상 두 의원의 탈당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오히려 6일까지 친박 인사들이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8일에는 자신의 진퇴를 포함해 중대결정을 내리겠다고 한 인 위원장의 발언이 스스로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