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감당 못하는 상가…폐점 잇따라

입력 2017-01-04 18:13
<앵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서울 시내 상권지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고급 한정식집이 몰려있는 광화문과 시청 일대는 물론 오피스 밀집 지역인 강남과 여의도 상권도 문을 닫는 가게가 속출하는 등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급 한정식집이 즐비한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일대입니다.

지난 60년간 한 자리를 지켜 온 유명 한정식 집이었던 이곳은 얼마 전 베트남 쌀국수 집으로 간판을 바꿔달았습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공무원과 언론인, 정치인 등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종로구 A 부동산 대표

“한정식 집 잘 되는 곳은 두 곳 정도에요. 아무래도 김영란 법 있기 전하고 차이는 있죠.”

강남과 여의도의 고급 음식점도 한 사람당 3만 원을 밑도는 이른바 김영란 세트를 만들어 장사를 하고는 있지만 매출이 반토막 나 임대료 내기도 빠듯한 실정입니다.

<인터뷰> 여의도 B 일식집 관계자

“(김영란법 시행 후 메뉴가격 조정했는데 매물 영향은?) 매출은 어차피 반토막 났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하는 거죠.”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매물로 내놓은 가게도 수도권에서만 전년 대비 70% 가량 늘어난 2,600여 곳에 이릅니다.

하지만 새로 장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워 빈 상가만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장사가 안 되다 보니 상가 권리금도 급락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수도권 상가 점포의 평균 권리금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8,510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김영란법 시행의 직격탄을 맞은 한정식집의 경우 권리금이 전년보다 2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상가 주인이나 임차인 모두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