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 <결국 사람>

입력 2017-01-04 13:10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결국 사람' 입니다.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불어 닥친 촛불 정국도 이제 해를 넘겼습니다. 그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죠? 대통령은 결국 국회에서 탄핵을 당했고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정 농단의 당사자인 최순실은 수감됐고, 집권 여당은 둘로 쪼개진 것도 모자라 또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여야의 대권 주자들이 속속 대권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조기 대선을 준비하기 시작해 곧 대선정국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 그럼 우리의 시계를 10월 이전으로 돌려보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뭐였습니까? 바로 경제였습니다. 추락하는 성장률, 가계부채, 부동산 문제 등, 그 중에서도 바로 우리 조선, 해운 구조조정이 가장 큰 이슈 중에 하나였죠.

촛불과 탄핵이라는 정치광풍 속에 이 구조조정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관심을 잃어버렸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에서 퇴직한 정규직원이 4,599명이고 전체 조선업으로 보면 2만여명이 실직자가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구조조정이란 측면도 있습니다만 이 중에는 선박의 설계와 엔지니어링 등 핵심 기술 인력까지 들어가 있고 그 분들의 상당수가 일본, 중국 등 조선 경쟁국으로 재취업을 해 나갔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 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실제로 조선 3사의 핵심인력 만 여명 중에 10%정도인 천 여명이 퇴사를 했습니다. 조선 3사 전체 퇴직자의 20%가 넘는 수준입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해외 조선소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20년간 세계 시장을 제패한 한국 조선업의 노하우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고급 인력들이 기술 격차를 줄이고 세계 제일이 되려는 중국과 만년 3등의 한을 풀고 다시 비상하려는 일본 업체에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지 않겠습니까?

현재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은 고부가가치 선박 및 해양시스템 설계기술 등 7종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을 해서 유출민 침해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된 이분들의 해외 취업을 제한할 방법도 없고 또 해서도 안되지 않겠습니까? 생계가 달린 문제이니까요.

최근 몇 년간 우리 조선 3사가 이렇게 힘들어진 원인이 뭡니까? 바로 해양 플랜트 분야의 대규모 적자 때문입니다. 그럼 왜 멀쩡한 수주를 해 놓고 적자가 났습니까? 바로 설계나 엔지니어링 등 핵심기술은 여전히 유럽의 조선 강국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엄청난 비용을 또 지불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우리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은 일본에 역전 당했습니다. 물론 잠정치이지만 정말 현실화된다면 무려 17년 만에 역전이 되는 겁니다. '99년 12월 말 이후 한번도 일본에 추월 당하지 않았었습니다.

같이 수주가 줄었지만 우리의 그 속도가 워낙 빨랐기 때문인데 이대로 가면 우리 조선사들의 도크가 더 빨리 빈다는 겁니다.

자, 일감도 없고 사람도 없는 조선업 뭐가 남습니까? 그저 흉물이 되어버린 골리앗 크래인을 또 해체하면서 거제의 눈물이다, 울산의 눈물이다 하겠지요.

장사는 되다 안되다 하는 겁니다. 그러나 사람은 떠나면 다시 찾아오기 힘이 듭니다. 첨단 IT산업에만 사람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조선업을 다시 부활시키려면 사람을 귀히 여겨야 합니다. 핵심인력들은 자체적으로 안되면 국가가 나서서라도 챙겨야 합니다. 더불어 일반 조선업 종사자들에게도 그저 알아서 제 살길 찾으라고 하면 안됩니다. 원칙에 의해서 하되 우리 시회에서 버려졌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재취업, 창업 지원에 이르기까지 국가와 기업이 최선을 다해야만 다시 호황이 왔을 때 이 분들의 마음을 다시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결국 모든 게 다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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