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거기' 채서진 "변요한이 많이 배려해줬다" [인터뷰②]

입력 2017-01-02 11:16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가 30년 전의 자신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채서진은 수현(변요한)의 연인 연아를 연기하며 첫사랑 이미지를 구축했다.

아직은 낯선 이름 채서진. 김옥빈의 동생으로 알려진 그녀가 채서진이라는 이름으로 배우 활동을 본격화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 '커튼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두 편의 영화로 관객을 찾았다. '커튼콜'에서는 4차원 발연기 배우 슬기 역으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는 수현의 첫사랑 연아 역으로 분했다. 하얀 도화지 같은 그녀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어떤 색으로 채워 넣을지 궁금해진다. 그를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는 어떻게 봤나.

두 번 봤다. 두 번째 봤을 때 눈물이 나더라. 선배님들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첫 번째 봤을 때는 변요한과 내 캐릭터에 집중해서 봤고 두 번째 봤을 때는 김윤석 선배님 위주로 봤다. 우리 영화는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을 준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연아와 수현의 애틋한 사랑에 감정이입을 하고 남자 관객들은 수현과 태호의 우정을 본다. 결혼하신 분들은 현재 수현과 딸의 관계가 마음에 와 닿았다고 하더라.

원작을 먼저 봤다고 들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어땠나.

맞다. 고등학생 때 읽었다. 시나리오를 받고 읽는데 술술 읽히더라. 소설에선 샌프란시스코랑 뉴욕이 배경이라 외국의 길거리와 이국적인 분위기를 상상했다. 한국식으로 각색한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또 다른 분위기가 느껴져서 좋았다. 80년대 느낌이 나는 소품이나 음악이 참 좋았다.

원작과 달라서 아쉬운 점은 없었나.

소설 속에서는 연아가 수의사인데 영화 속에서는 여성 최초 돌고래 조련사로 직업이 바뀌었다. 이건 감독님이 '연아'라는 인물을 좀 더 능동적으로 그리고자 해서 바뀐 설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바뀐 설정들이 연아의 성격에 훨씬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만족스럽다.

연아 캐릭터를 구축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뭔가.

이 부분에 대해서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연아는 솔직한 편이지만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강하게 드러내는 성격은 아니다. 한 발짝 뒤에서 수현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인물이다. 또 여성 최초 돌고래 조련사라는 설정이 용기 있고 진취적인 여성이라는 특징을 나타낸다.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인물이면서 부드럽다. 그 부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연아와 실제 모습이 닮은 지점이 있나.

비슷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또래에 비해 차분하고 진중한 편이다. 친구들이 '한결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감독님도 이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돌고래 조련사 연기는 어땠나. 연습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돌고래 조련사분들과 많이 만났고 그분들이 돌고래를 어떻게 대하는지 많이 관찰했다. 특히 돌고래들이랑 친해지려고 밥도 많이 주고,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돌고래들은 수신호를 무작정 따르는 게 아니다. 돌고래들과 조련사 간의 교감이 있어야 따르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과정이 힘들었다.

돌고래와 호흡은 좋았나.

돌고래들과 교감이 제대로 안 되면 돌고래가 살짝 물기도 한다. 강아지들이 물 듯 애교스럽게 무는 거라서 재미있던 추억으로 남았다. 돌고래와 함께 찍은 사진도 있다. 사람들이 변요한 오빠와 돌고래가 찍은 사진보다 더 아름답게 나왔다고 그러더라.

돌고래가 사람을 차별하나 보다.

돌고래들은 사람의 감정을 캐치하곤 한다. 아무래도 제가 밥도 많이 주고 자주 보는 사람이다 보니까 그렇게 웃는 얼굴도 보여주는 것 같다.

연아처럼 한 사람을 죽도록 사랑해 본 적이 있나.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다. 수현같은 사람이 나타나면 가능할 것 같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나 연기할 때 수현 같은 사람이 내게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내내 했다. 믿음직하고 한 여자만 평생 바라보는 남자는, 모든 여자가 바라는 이상형인 것 같다.

연인 연기를 한 변요한과 호흡은 어땠나.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변요한 오빠와 비슷한 성격이라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아는데 촬영장에서 불편한 건 없는지 계속 신경 써줬다. 너무 감사했다. 한번은 긴장을 심하게 하니까 오빠가 나랑도 친하고 본인과도 친한 동문을 불렀다. 함께 대기실에서 수다를 떨고, 촬영하니까 긴장을 하지 않고 찍을 수 있었다. 그날 찍은 신이 소파에 누워서 미래에 태어날 아이 이름을 짓는 장면이었다. 덕분에 좋은 장면이 나왔다.

김윤석과는 붙는 신이 많지 않았는데.

선배님이 출연한 작품을 거의 다 봤다. 워낙 무게감이 있는 작품을 많이 해서 처음 만날 때 긴장을 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김윤석 선배님은 후배들을 알뜰살뜰하게 챙겨주는 굉장히 푸근한 선배님이었다. 이야기의 절반이 딸 이야기일 정도로 좋은 아버지이기도 했다. 수시로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오히려 후배들이 긴장하지 않도록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너무 좋은 선배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