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거기' 채서진 "배우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인터뷰①]

입력 2017-01-02 10:42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가 30년 전의 자신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채서진은 수현(변요한)의 연인 연아를 연기하며 첫사랑 이미지를 구축했다.

아직은 낯선 이름 채서진. 김옥빈의 동생으로 알려진 그녀가 채서진이라는 이름으로 배우 활동을 본격화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 '커튼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두 편의 영화로 관객을 찾았다. '커튼콜'에서는 4차원 발연기 배우 슬기 역으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는 수현의 첫사랑 연아 역으로 분했다. 하얀 도화지 같은 그녀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어떤 색으로 채워 넣을지 궁금해진다. 그를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의 배경이 80년대다. 그땐 태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그때의 감성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연아의 외적인 모습을 위해 분장팀과 많은 상의를 했다. 피비 케이츠의 모습을 보면서 헤어나 메이크업, 의상을 결정했는데 소품 사진을 찍을 땐 저희 엄마의 사진첩을 많이 참고했다. 당시 엄마의 헤어 스타일이나 의상 등을 보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었고 자연스럽게 그때의 감성을 찾아본 것 같다.

홍지영 감독은 섬세하고 애틋한 감정을 녹여내는 스타일이다. 감독님이 채서진의 어떤 부분을 보고 캐스팅했다고 생각하나.

감독님과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만났다. 내가 영화 '초인'에 출연했을 당시인데, 감독님이 비전의 밤 파티에서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다. 그리고 이후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오디션에서 만났는데 나를 기억해주시더라. "여고생이, 여인이 되어 나타났네"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참 오래 기억에 남았다. 이후 며칠간 연락이 안 와서 떨어졌나보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연락이 와서는 함께하자고 하시더라.

'초인' '커튼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긍정이 체질'까지 캐릭터 성격이 모두 다르고 개성 있다.

아직 신인이라서 선택당하는 입장이라 내가 캐릭터를 고를 입장은 아니다. 시나리오가 재밌고 작품에 흥미를 느끼면 열심히 오디션을 준비해 참여했던 것 같다. 그래서 한 해에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다. 다행히 캐릭터가 다 달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서 행복하다.

필모그래피를 어떤 작품으로 채우고 싶나.

사극도 해보고 싶고 로맨틱코미디나 어둡고 다크한 영화도 해보고 싶다. 어린 시절부터 사극을 정말 좋아했다. 내가 살아보지 않은 시대에서 완전히 다른 인물을 연기해보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 다작하면서 다양한 작품으로 뵙고 싶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단기간으로 목표를 잡는 게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목표를 잡고 있다. 20대 때는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고 대중에게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30대 때는 '배우'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고운이라는 본명 대신 채서진이라는 가명을 쓰는 이유는 뭔가.

배우로 활동하기 전부터 '김옥빈 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내 이름으로 제대로 평가를 받고 싶었다. 그래서 '김고운'이라는 본명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예명을 선택했다.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다.

롤모델이 있나.

'태왕사신기'를 참 좋아한다. 거기서 문소리 선배님한테 반해서 지금도 보고 있다. 멋있고 당차고 꾸밈없는 연기를 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