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것과 관련해 "저도 국민연금이 바로 대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국민연금도 챙기고 있었다"며 "거기에 어떤 결정을 내리든 국가의 올바른 정책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신년인사를 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최순실의 이익을 위해 삼성 합병을 도왔다는 특검측 입장에 대해 "(뇌물죄로)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강하게 부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삼성의 합병은 당시 증권사 등 많은 국민들의 관심사였다"면서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우리나라 대표 기업의 합병이 무산된다면 국가적, 경제적으로 큰 손해라는 생각으로 국민들도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었고 20여개 국내 증권사도 한두군데 빼고 다 해줘야 한다는 분위기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여기를 도와주라, 이 회사를 도와주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면서 "누구를 봐줄 생각은 손톱 만큼도 없었고 저의 머릿 속에도 아예 없었다"고 반박했다.
박영수 특검팀이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을 구속한데 이어 삼성측 조사를 본격화 하는 등 박 대통령의 뇌물죄 입증에 주력하자 박 대통령이 직접 지시 사실을 부인하는 동시에 당시 복지부가 국민연금에 '찬성' 의견을 냈더라도 이는 국가의 정책 판단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또 현대차의 KD코퍼레이션 지원 등 최순실 관련 기업 특혜에 대해 "KD코퍼레이션 얘기하는 것 같은데 기술력 있다니까 거대한 기업에 끼여서 제대로 명함 한번 못내 미는거 아닌가, 알아보고 실력이 있다면 기회 가질수 있지 않느냐 그런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누구를 안다고 해도 아는 건 아는 거고 그 사람이 개인적 이득을 위해 부탁하는 건 절대 금기다"라면서 "(최순실이 KD코퍼레이션과) 아는 사이였다는 것은 저도 보도를 보고 그때 비로소 알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주도로 1만여명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작성됐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다"라며 "보도를 보니까 굉장히 숫자도 많고 그런데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라고 부인했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박 대통령에게 두차례 항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무슨 항의를.."이라고 반문하며 "오히려 그렇게 많이 품어서 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 아니냐고 들었고, 그때 그런 이야기는 듣지 않았다. 전하는 이야기는 다 그대로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의혹과 관련해 "그 날 사건이 터졌다는 것을 보고 받으며 정상적으로 계속 체크하고 있었다" "마침 그날 일정이 없어서 관저에 있었던 것. 가족도 없는데 결재시스템도 다 돼 있고 손님도 받을 수 있어서 일정이 없으면 관저에서 일을 챙긴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처음에는 참사가 벌어졌을 때 대통령이 밀회를 했다, 입에 담기도 창피한 일이고 그게 또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더니 그 다음에는 굿을 했다는 얘기가 기정사실로 됐다. 너무 너무 어이 없었고. 그 다음에는 수술을 했다고..끝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도 그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제출해 달라고 해서 대통령 대리인단을 통해 다 정리하고 추가해 지금 만들고 있다"면서 "제출하면 헌재서 재판하게 될텐데 이번 만큼은 그런 허위가 완전히 거둬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탄핵 이후 심경에 대해 "국민들께도 계속 미안하고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며 "저를 도와줬던 분들이 뇌물이나 뒤로 받은 것 하나 없이 그저 맡은 일 열심히 한 것인데 뒤로 이상한 것 받은 일 없는 분들인데도 고초를 겪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그래서 요즘은 미소 지을 일조차도 별로 없다"고 전했다.
또한 "기업인들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많다"며 "(문화융성, 창조경제 등) 정부 시책을 관과 민이 합쳐짐으로써 국가브랜드도 높아지고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동참한 것인데 압수수색 등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미안하고 마음 편할 날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 빨리 나라 안팎으로 안정을 되찾아 나라가 발전의 탄력을 받아 나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모든 것이 잘 정상으로 바로 잡혀서 복된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9일 국회의 탄핵 결정 이후 청와대 참모진과 탄핵심판 대리인 외 외부인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박 대통령의 뜻에 따라 신년 인사회를 겸한 기자단 간담회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