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아줌마’ ‘기 치료 아줌마’ 청와대 들락날락…朴 대통령 묵인했나?

입력 2016-12-29 22:24


박근혜 대통령이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이 아닌 '주사 아줌마'로부터 주사를 맞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특검이 포착했다.

박 대통령이 김영재 성형외과 의사,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등 '비선 의사'뿐만 아니라 무자격자로부터 불법 의료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 '세월호 7시간 의혹' 등과 맞물려 큰 파문이 일 수 있어 주목된다.

특검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와의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신원이 불분명한 '주사 아줌마'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 등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호성 전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을 진행한 결과, 이영선 행정관이 정 전 비서관에게 2013년 5월 무렵을 전후해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 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대여섯 차례 이상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이 문자 메시지들이 발견된 휴대전화는 지난 10월 검찰이 정 전 비서관 자택을 압수수색해 나온 휴대전화 가운데 한 대다.

특검팀은 정 전 비서관이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외부에서 '주사 아줌마', '기 치료 아줌마'로 불린 인물들을 청와대에 수차례 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자 메시지가 오간 시각은 밤 10시 전후였다고 한다.

앞서 정 전 비서관은 '비선 진료' 의사인 김상만씨가 청와대 공식 자문의가 되기 전 같은 방식으로 그를 청와대에 '보안 손님'으로 들여 박 대통령을 진료하도록 안내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특검팀은 이 '주사 아줌마'가 박 대통령을 진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수사를 진해 중이다.

특검팀은 청와대에 '보안 손님'으로 들어간 인물이 '주사 아줌마'로 불렸다는 점에서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자격을 갖추지 않은 인물이 불법 의료행위를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씨가 자신과 가까운 '주사 아줌마'와 '기 치료 아줌마'가 청와대에 들어가도록 주도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최씨 집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와 육아도우미를 각각 소환 조사해 최씨가 집에 주사기와 태반주사 앰플 등을 다량 보관하면서 집으로 일주일에 한 번가량 '주사 아줌마'를 불러 주사를 맞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