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日영사관앞 소녀상 설치시도…경찰 동원해 시민단체 끌어내

입력 2016-12-28 17:23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에 반발한 부산 시민단체가 28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기습적으로 소녀상 설치를 시도했다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이날 낮 12시 30분께 부산 동구 초량동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를 연 뒤 근처 일본영사관 후문 앞 인도에 지게차를 이용해 무게 1t 가량인 소녀상을 내려놨다.

시민단체 회원 150여 명은 곧바로 소녀상 설치를 시도했지만, 불허 방침을 밝힌 동구의 공무원과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그러자 시민단체 회원 30여 명이 소녀상 주변에서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동구는 지게차를 불러 소녀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방침을 정하고, 오후 3시 30분께부터 직원을 대거 동원해 경찰과 함께 농성 중인 시민단체 회원을 한 명씩 끌어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농성에 참가한 대학생 1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는 소녀상이 도로 점용을 허가해 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며 일본영사관 앞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20일 "정부 입장과 맞지 않는다, 매우 유감이다"라고 밝혔고, 일본영사관도 최근 동구에 공문을 보내 '소녀상 절대 불가' 방침을 전달했다.

소녀상 추진위 관계자는 "동구와 협의해 소녀상을 세울 수는 없다고 판단해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 1주년이 되는 오늘 소녀상을 설치하려고 했다"면서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애초 오는 31일 오후 9시 일본영사관 앞에서 소녀상 제막식을 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