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측, 채널A ‘최순실-박근혜 녹음파일’ 보도 반박 “자의적 해석”

입력 2016-12-23 18:16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17년 전 초선의원이던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대화녹취록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채널A는 23일 최순실의 지인으로부터 입수했다며 박 대통령과 최 씨의 대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1999년 6월께 녹음됐다는 이 파일은 전체 30분 분량으로 박 대통령은 2분 50초 정도, 최 씨는 6분 40초 정도 발언하면서 박정희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 구성 문제 등을 논의했다.

채널A는 "녹음파일 속 최순실 씨는 박 대통령과의 대화를 주도하고 정책 결정까지 좌지우지하는 모습"이라면서 "최 씨가 박 대통령에게 지시를 내리는 듯한 대화도 자주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적게라도 해가지고 얼개를 만들어서 나라를 끌고 나가야지. 어떻게 지금 구심점이 있겠어요"라고 말했고, 최 씨는 "그럼 이런 분들이 모여서 추진위원장을 뽑는 게 낫지 않아요? 그렇게는 안 하려고?"라고 답했다.

최 씨는 또 "근데 예산이 참 애매해요. 이 사람들이 어떻게 짠 거야. 그거 100억, 200억 뭐 300억 이렇게 한걸, 누가 예산편성을 한 거야", "이게 여론이 불거지기 전에 의원님이 확실하게 결정하는 게 나을 거 같아요. 그죠?"라고 말했다.

채널A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을 ‘시녀’ 같은 사람이라고 했는데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다”며 “최 씨가 도중에 말을 끊어버리고 원하는 대로 이끌어가는 느낌이다. ‘의원님’이라는 존칭만했지 사실상 주도하는 사람은 최순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정미경 전 의원은 “대화내용을 보면 박대통령이 최순실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17년간 이런 관계를 가졌다면 지금의 이 상황이 우연이 아니다”며 “대통령의 변호인들이 지금 얘기하는 부분과 맞지 않는 증거자료일수 있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공개된 녹음파일에 대해 박 대통령 측은 연합뉴스에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최 씨가 박 대통령에게 지시했다는 것은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