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중소형주①] 돌아온 '큰손'…중소형주 수익률 급반등

입력 2016-12-23 17:29
<앵커>

코스닥을 포함한 중소형주 주식은 고평가 논란 속에 연중 내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달들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죠.

중소형주 쏠림을 피하기 위해 빠져나갔던 연기금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시장이 반등하고 있습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중소 상장기업이 몰려있는 코스닥 지수는 올들어 유난히 고전했습니다.

지난해 7월 780선까지 올랐던 코스닥 지수는 두 달 만에 2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고, 올들어서도 700선 안착에 매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중소형주 장세가 저물었다는 비관론 속에 52주 최저치까지 밀렸던 코스닥 지수는 최근 2주간 뚜렷한 반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스닥 지수가 반등한 계기는 연기금 자금 유입에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우선 국민연금이 주가지수 복제율을 강제해온 정책을 폐지하고, 1조원의 위탁운용 자금에 더해 3천억 원을 중소형주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우정사업본부가 지난달부터 중소형주에 500억원, 사학연금공단이 200억원의 자금 집행에 나서는 등 수급 여건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연기금이 사들이는 종목에도 변화가 뚜렷합니다.

한국거래소 통계를 보면 지난해초 연기금 자금으로 강세를 이어가던 중소형주는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기관 매도에 장기간 하락장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기간 내다판 종목은 CJ E&M, 메디톡스, 솔브레인, 셀트리온, 카카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자 지난해 유난히 강세를 보였던 종목들입니다.

그런데 이달들어 연기금은 올들어 순매도해온 이들 종목을 20~30억씩, 모두 1,400억원의 자금을 동원해 다시 사들이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는 종목들은 연기금뿐 아니라 외국인 매수까지 따라붙어 시장 주도주로 떠올랐습니다.

공모펀드를 통한 자금 유입에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중소형주펀드 상당수가 환매로 고전하고 있지만, 메리츠자산운용은 해외 연기금에서 1,300억 원을 유치해 매수 여력을 오히려 키웠습니다.

전통적으로 매년 1월 코스닥 시장이 강세를 보인 탓에 시장을 낙관하는 시각에 무게가 실립니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국인 이탈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기금의 대규모 자금 집행을 바탕으로 한 중소형주의 추가적인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