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수석 “최순실 현재도 모른라”…최순실 관련설 전면 부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22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최순실 게이트에 자신이 관련됐다는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은 특히 최순실 씨를 아는지에 대해 "현재도 모른다"는 답변을 일관되게 내놓았고, 최 씨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2014년 말 '정윤회 국정농단 문건' 폭로 사건 당시 정윤회 씨의 배우자인 최 씨의 존재를 "정 씨의 부인이라는 정도로" 처음 알았다고 밝혔고, 최 씨가 최태민 씨의 딸이라는 사실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 씨를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조사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최 씨를 조사한 적 없다"고 답했고, 최 씨와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했다.
우 전 수석은 또 최 씨가 청와대 '보안 손님'으로 관저를 수시로 드나드는 데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관저에 그렇게 출입하는 것을 나는 몰랐다"면서 "안봉근 전 비서관이나 윤전추, 이런 사람들이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고, 만약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청와대 관저를 출입했다면 그건 경호실에서 담당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호실에서 그런 것을 적절히 안 한다면 민정수석실의 감찰권이 거기까지 미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최순실 씨와의 인연에 힘입어 청와대 비서관으로 입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비서관을 제안했다"며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일축했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가 박 대통령 탄핵소추로까지 이어지는 큰 파문을 낳은 데 대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여러 사실에 대해, 내가 사전에 조금 더 세밀히 살펴 미리 알고 막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서 내가 미흡했다. 송구하다"며 유감을 표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함께 출석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최순실 측근인 차은택 씨의 법적 조력자인 김기동(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을 우 전 수석이 소개해줬다는 얘기를 최순실의 또다른 측근인 고영태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말이 안된다"고 일축하며 대질 확인을 요청했다.
지난달 가족과 함께 잠적한 것이 '증인 출석을 피하기 위한 도피'라는 비판에 대해선 "그때는 증인채택이 되기도 전"이라며 "도망간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10월 말 민정수석을 그만뒀는데, 그 전날까지도 수십 명의 기자가 와서 문을 두드려 집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래서 11월 초부터 집을 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우 전 수석은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와의 통화 내역이 담긴 해양경찰청 서버를 검찰에서 압수수색할 때 현장에 파견된 수사팀 간부에게 전화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 전화한 사실 자체는 시인했지만 검찰과 해경이 압수 수색을 놓고 갈등하는 상황을 파악하는 차원에서 통화했을 뿐 조정하거나 조치를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확히 누군지 몰라도 수사팀의 누군가와 통화한 사실이 있다"면서 "(상대는) 부장검사급이나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과 해경, 두 국가기관이 갈등 내지 대치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상황만 파악해 봤다. 압수수색 장소에서 빠진 건 맞는 것 같고, (검찰은 해경에) 임의 제출하라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법률적으로 해결할 것이지, 청와대가 조정할 건 아니라고 생각해 다른 조치는 안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우 전 수석은 민정비서관 시절이던 지난 2014년 김종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비리 의혹을 보고받고서 홍경식 당시 민정수석 비서관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홍 수석이 김 차관에게 경고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