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김주현 "예전과는 다르게 연기 욕심 많다" [인터뷰②]

입력 2016-12-22 20:09


배우 김주현은 지난 2007년 영화 '기담' 조연으로 데뷔한 뒤 SBS 드라마 '모던파머' 등을 거쳐 '판도라'로 첫 스크린 주연작에 도전했다. 영화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국민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김주현은 재혁(김남길)의 여자친구이자 발전소 홍보관 직원 연주 역을 맡았다. 연주는 부모 없이 외롭게 자랐지만 당차고 씩씩하다. 원전 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앞장서서 마을 사람들을 돕는다. 연주가 관객의 시선을 끄는 이유에는 김주현이라는 배우가 있다. 관객에게는 아직 낯선 얼굴이지만, 김남길, 정진영, 김영애, 문정희 등 선배 연기자들과 함께 '판도라'의 한 축을 든든하게 지탱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데뷔한 지는 꽤 됐는데 공백기가 길었다.

A. 중간에 작품, 광고 활동을 하긴 했으니 완전한 공백기는 아니었어요.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한 건 사실 좀 부끄러운 일이죠. 작품 수가 정답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연기 욕심이 지금만큼 크지 않았어요. 학교생활을 하면서 욕심이 생겼고,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 방향을 잡아가겠다고 마음먹었죠.

Q. 데뷔한 지 얼마 안 돼서 슬럼프가 왔나요?

A. 운이 좋아 데뷔는 일찍 했죠. 사실 원래 꿈이 배우는 아니었거든요. 부끄러운 일이지만 욕심이 크지 않았어요. 주변에서 공백기라 힘들지 않냐고 하는데 솔직히 처음엔 잘 지냈어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면서. 그런데 어느 순간 힘들었어요. 연기를 못 할 생각을 하니 힘들고 절망적이었어요.

Q. 어떻게 '판도라'에 캐스팅됐어요?

A. 박정우 감독님이 '모던파머'를 보시고 저한테 시나리오를 주셨어요. 2주 후 오디션 날짜를 잡았죠. 처음에는 오디션을 가는 게 맞나 싶었어요. 이렇게 큰 영화의 여자 주인공인데 정말 내가 맞나, 잘못 아신 게 아닌가 싶었죠. 다행히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어요. 이야기해보니 저랑 연주랑 닮은 부분이 있다고요. 그 외에 특별한 말씀은 안 하셨는데 사투리만 잡자고 해서 '아, 나쁘게 보지는 않으셨구나' 싶었죠.



Q. 영화 속 연주는 평범하면서도 영웅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연기하며 중점을 둔 것이 있다면?

A.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어요. 너무 과장되거나 멋있어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영화 속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과장되거나 포장되지 않게 연기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연주였으면 어떻게 할까 상상했죠.

Q. 영화 촬영 전과 후가 달라진 게 있나.

A. 시나리오를 볼 때는 그 안에 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이 가서 가슴이 아팠어요. 너무 아프다는 느낌이었고, 촬영하면서도 그런 부분을 많이 느꼈죠. 사실 경험해 보지도 못했고 그때 일어난 사고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영화를 준비하고 자료를 공부하면서 원전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이 생겼어요.

Q. 어떤 장르 영화에 출연하고 싶나.

A. 원래는 스릴러 장르는 좋아했는데 요즘은 따뜻한 이야기가 좋아요. 이전에는 연기도 잘하고 싶고 개인적인 욕심이 컸는데 요즘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야기, 엄마와 딸에 관한 이야기나 멜로도 하고 싶어요. 세상에서 가장 가깝지만 어려운 관계잖아요. 아직 계획을 세울 단계는 아니지만 내년에는 많이 바쁘게 살고 싶어요.

Q. 2017년은 어떻게 보내고 싶나.

A. 그동안 작품을 못했으니 바쁘게 보내고 싶어요. 아직 저를 모르는 분들이 많으니 내년엔 좋은 작품을 통해서 대중 분들에게 각인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작품 외에도 올해 못 배웠던 것들을 배우면서 내년을 보내고 싶어요. 평소엔 활동적인 편이 아니라서 웨이크보드처럼 활동적인 취미활동을 즐겨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