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대작(代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71)씨에게 검찰이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오윤경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하며 "그림을 구입한 사람들은 조씨가 직접 그림을 그렸다고 믿었을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함께 기소된 매니저 장모씨에게는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조씨의 직업적인 특성이나 그림 거래에서 중요하게 판단해야 할 매수인들의 의도를 고려할 때 '기망 행위'(속이는 행위)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20명 정도의 피해자 중 몇몇은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씨의 변호인은 "조씨가 조수들의 존재를 한 번도 속이지 않았고, 오히려 데리고 다니며 공개하는 등 속일 의사가 전혀 없었다"며 "그림을 사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조수의 존재를 알리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의무라고 볼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수에 대한 처우가 도덕적인 비난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법적으로 사기죄가 된다는 것은 법조인들 사이에도 찬반 양론이 있다"며 "(법조인이 아닌) 조씨는 이 같은 행동이 사기죄가 된다고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씨는 최후진술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경찰한테 신문이나 취조를 받지 않은 게 자랑거리였는데, 이번 사건으로 자랑거리 하나가 없어져서 섭섭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또 "이 사건 때문에 제가 평소 서먹했던 딸과의 관계가 급격히 좋아져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조씨는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1월 중순까지 송모씨 등 대작 화가들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뒤 가벼운 덧칠 작업만 거쳐 17명에게 총 21점을 팔아 1억 5300여만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올해 6월 불구속 기소됐다.
선고 공판은 내년 2월8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