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유라 체포영장 소식이 전해져 정유라 귀국 여부에 관심이 뜨겁다.
특검 정유라 체포영장이 이처럼 핫이슈인 까닭은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의혹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독일에 있는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국내 소환 절차에 착수했기 때문.
정 씨 측이 특검의 소환 조사에 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놓고도 귀국을 미루는 데 대한 대응 조치로, 정 씨를 둘러싼 비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21일 브리핑에서 "특검은 정유라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이를 근거로 독일 검찰에 수사 공조를 요청할 예정이며 여권 무효화 조치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법리 검토를 거쳐 정 씨가 체포영장 청구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법원은 체포영장을 20일 발부했다.
정 씨의 체포영장 발부는 그를 하루빨리 국내로 불러들여 직접 조사하기 위한 조치다.
체포영장은 독일로 보내지고 이를 접수한 독일 검찰이 현지 법원에 다시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으면 정 씨를 붙잡을 수 있다. 한국과 독일 양국이 정 씨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사법 공조를 하는 것이다.
독일 검찰이 정 씨를 체포하면 양국의 사법 공조 협약에 따라 특별한 절차 없이도 정 씨의 신병을 한국에 인도할 수 있을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사법당국은 정 씨의 체포영장을 번역하고 독일에 보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경우 유사한 방식으로 현지 한국인을 국내로 송환한 사례가 많아 정 씨의 송환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특검팀이 조만간 정 씨에게 소환 통보를 하고 자진 귀국을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특검팀이 정 씨 체포 절차에 착수한 것은 자진 귀국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정유라 씨 측은 특검이 소환에 나서면 이를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정 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7일 "국가에서 정 씨를 소환하면 힘들더라도 순응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정 씨에게 전했다"며 "정 씨가 아직 본인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딱히 귀국을 거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정 씨의 여권 무효화 절차에 착수한 것도 압박 강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여권이 무효화될 경우 정 씨는 독일에서 불법 체류자가 돼 한국으로 추방될 수 있다. 다만, 여권 무효화 절차는 외교부의 여권 반납 명령을 시작으로 한 달가량 시간이 걸려 신속하거나 효율적인 방식이 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정 씨가 귀국하면 여러 의혹에 대한 특검팀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 씨는 체육특기자 입시 과정과 입학 이후 학사관리 등에서 부당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