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경제TV가 증권시장 수급의 3대 축 중 하나인 개인투자자들의 증시이탈의 심각성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고민하는 기획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다섯번째 순서로 우리 주식시장이 저평가 받는 원인인 낮은 배당수익률을 짚어봤습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은 주가수익비율 17배에 달합니다.
한국 증시는 이보다 낮은 10배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보다 투자 매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선진국과 달리 코스피 상장 기업들이 저평가 받는 건 불투명한 지배구조,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때문입니다.
삼성, 현대차를 비롯해 주요 대기업이 순환출자로 얽혀있거나, 소수 지분의 오너가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막대한 순익을 내더라도 지배주주 지분만 끌어올리고, 배당에 소극적인 기업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5곳 가운데 한 곳은 3년 이상 현금 배당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까운 대만, 일본의 경쟁기업들이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배당으로 주주가치를 확대시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올해 코스피200 상장 기업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1.8%, 예상 배당성향은 24%에 불과합니다.
2006년 이후 사상 최대수준의 배당을 예고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 증시와 비교해 턱없이 낮은 수준입니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호주, 영국은 4%대, 대만, 프랑스가 3% 후반인 것과 비교해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상장기업들이 순이익 가운데 주주에게 얼마나 돌려줬는지 알려주는 배당성향도 선진국 증시와 큰 차이를 보입니다.
호주는 배당성향이 70%를 넘어서고, 영국은 58%, 프랑스, 대만은 40%가 넘지만 우리나라는 20%로 그만큼 투자매력이 떨어집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주가가 오르거나 배당 수익률이 높아야하는데,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갇힌데다 배당마저 기대치가 낮은 겁니다.
투자 매력을 잃고 6년째 박스권에 갇힌 한국 주식시장.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발표 후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것처럼 나머지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에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정부가 상장기업이 쌓아둔 현금으로 적극적인 배당에 나설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해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