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의 작품이 원작으로 우연히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 수현(김윤석)이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사건을 바꾸기 위해 30년 전 자신(변요한)과 만나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변요한은 극중 30년 전의 한수현 역을 맡아 김윤석과 2인 1역에 도전했다. 젊은 한수현은 연인 연아(채서진)와 운명같은 사랑을 나누는 인물로, 이후 30년 후의 한수현(김윤석)을 만나게 되면서 일련의 사건을 알게 되고 갈등하는 캐릭터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그를 만났다.
Q. 과거 수현의 풋풋한 첫사랑 연기가 일품이다.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건가?
A. 그런 경험이야 누구나 다 있다고 생각해요. 서로 얼마만큼 좋아하고, 애정 표현을 어떻게 하고, 사랑할 때 나오는 행동들이 있잖아요.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은 기억이 있어요. 사랑하면 표현을 많이 하고 싶지 않나요? 어떤 분들은 내가 연애할 때 도도할 것 같다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밀당도 못하는 편이죠.
Q. 한수현은 순정남인데, 본인은 어떤 편인가?
A. 실제 성격도 그래요.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일편단심 스타일이에요. 비단 연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주변 동료 등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의리가 있는 편이죠. 저에게 있어 0순위는 '사랑'이에요. 연인에 대한 사랑도 있겠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 주변 동료 친구들에 대한 사랑, 팬들에 대한 사랑도 포함이죠. 팬들을 소통하기 위해 팬카페에 몰래 들어가 글도 남기고 그래요. 그렇게라도 사랑을 표현하고 싶기 때문이죠. 물론 일도 중요해요. 하지만 일이 0순위가 되면 많이 허탈하고 슬플 거 같아요. 사랑이 있기에 일도 즐겁게 할 수 있는 거겠죠.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싶고, 그에 앞서 최선을 다해 사랑도 하고 싶어요.
Q. 수현은 연아를 구하기 위해 희생한다. 공감이 됐나?
A. 남자의 희생이 아니라, 사랑하면 서로 희생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연아도 그 순간 내게 희생했잖아요. 한국적인 정서가 묻어나서 공감이 많이 됐어요. 끝까지 내 손을 잡고 있는 연아를 억지로 뿌리쳐야 하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아파요.
Q. 액션이나 스릴러와 달리 섬세한 연기가 필요한 작품이다. 연기가 어렵지는 않았나?
A. 감독님이 만들어주셨어요. 윤석선배도 마찬가지고 모든 배우가 다 정말 대본에 충실하고자 했어요. 원작 소설이 있는 부담이 있겠지만 그걸 뛰어넘으려면 결국엔 메시지가 뭔지 알아야 했죠.
Q. 1985년을 사는 수현 역할을 맡았다. 그 시절이 익숙한 세대가 아니라서 연기 몰입이 힘들지 않았나?
A. 제가 태어나도 한두 살 됐을 때가 영화의 배경이었죠. 캐스팅이 확정되고, 아버지께 어릴 적 사진을 달라고 했다. 당시 외형과 성격, 정서가 어땠는지 알아야 할 것 같았다. 그때 음악 아이콘이었던 김현식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상상을 많이 했다. 계속 1985년에 있다고 생각하다보니 현장에서도 크게 낯설지 않았다. 시대적 배경보다는 본질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았다. 30년 전과 후를 살더라도 이 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다. 배경은 바뀌어도 친구를,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하는 게 중요했다.
Q. 진지하고 신중한 성격인 것 같다.
A. 저도 제 성격이 유쾌한 줄 알았는데… 사실 초면에 뵙는 분들에게는 진지한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게 예의인 것 같고. 내가 진심으로 대답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고 하다 보니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같아요. 그래도 최대한 진실하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30년 후의 자신과 만나는 역할이다. 혹시 만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이 있을까?
A. 이건 1년 전 쯤부터 고민했던건데, 좋은 가장이자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중에서도 좋은 배우는 조금 뒤로 가고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이 앞에 왔으면 해요. 다른 분들이 보실 때 ‘좀 잘 사네’ 생각하실 정도로 조용히 저희끼리 화목하게 살아서 힘들면 기댈 수 있는 그런 친구같은 아내와 함께 아이를 낳고 살고 싶어요. 결혼은 빨리 하고 싶은 편이에요. 안정적인 것을 꿈꾸거든요. 저는 그냥 자연스럽게 순리대로 사는 것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