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모뉴엘 소송' 1심 승소…은행업계 '화색'

입력 2016-12-20 18:00


NH농협은행이 20일 모뉴엘 사태와 관련해 한국무역보험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수출채권 보험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부장판사 정은영)은 무역보험공사는 농협은행에 보험금 미화 5216만달러(약 622억원)를 지급하라는 원고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0일 밝혔습니다.

지난달 수협은행의 경우 "수출채권에 대한 심사가 부실했다"며 1심 패소한 후 나온 승소 판결이어서 업계는 더욱 주목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농협은행이 여신 심사과정에서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수출채권이 허위인지 상관없이 무역보험공사는 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했습니다.

전자제품업체 모뉴엘은 2014년 해외 수입업체와 공모해 허위 수출자료를 만든 뒤 6개 은행에 수출채권을 매각했습니다.

당시 은행들은 무보의 보증을 근거로 수출채권을 받고 모뉴엘에 거액을 대출했지만, 이후 모뉴엘의 수출실적이 허위로 드러나고 수출채권도 결제하지 못하면서 은행들은 무보를 상대로 단기수출보험(EFF)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고 무보가 지급을 거절하면서 분쟁이 시작됐습니다.

농협은행 외에도 22일 KEB하나은행, 다음달 7일 IBK기업은행, 이후에도 KDB산업은행, KB꾹민은행 등의 소송이 잇따르고 있어, 농협은행의 승소 결과가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보가 보증한 상황에서 은행이 실제 수출이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농협은행의 승소를 이끌어낸 김앤장이 나머지 소송을 맡고 있는 만큼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