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로와 'T자 코스'를 부활시키는 등 전보다 한층 어려워진 운전면허시험 제도가 22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경찰청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 면허시험장·운전학원 시설공사 등 관련 준비를 마치고 새 제도를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연합뉴스 DB>
운전면허 학과시험 문제은행 문항 수는 기존 730문항에서 1천 문항으로 대폭 늘어나며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난폭·보복운전, 보행자 보호, 긴급자동차 양보 등 개정된 법령 관련 내용이 추가된다.
장내 기능시험은 한층 어려워졌다.
과거 기능시험에서 대표적 난코스로 꼽힌 경사로와 직각주차(T자 코스)를 비롯해 좌·우회전, 신호교차로, 가속 코스를 추가해 평가항목이 현행 2개에서 7개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격 기준도 종전에는 '안전띠 미착용'과 '사고 야기' 2개 항목이었으나 여기에 '음주·약물운전', '30초 이내 미출발', '시험코스 누락', '경사로 정지 후 30초 내 미통과 또는 뒤로 1m 이상 밀릴 때', '신호위반' 5개가 추가됐다.
기능시험 전체 주행거리는 50m에서 300m로 늘어난다.
2011년 운전면허시험 간소화 조치 시행 이전(700m)보다는 짧지만 종전의 6배 거리로 경찰 실험 결과 새 제도하에서 기능시험 합격률은 92.8%에서 80%로 낮아졌다.
도로주행시험은 차량 성능 개선 등 달라진 교통환경을 반영해 채점항목을 87개에서 57개로 줄였으나 배점 기준이 종전 3·5·10점에서 5·7·10점으로 바뀌어 감점 폭이 커진 터라 난도가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경찰청 설명이다..
특히 방향지시등(깜빡이) 조작 점수를 3점에서 7점으로 높이는 등 배점 기준이 전반적으로 상향됐고, 5회 이상 엔진을 꺼뜨리면 실격시키던 것을 3회 이상으로 하는 등 실격기준도 강화했다.
운전전문학원에서 받는 의무교육은 학과의 경우 5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고, 장내기능은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어나며 도로주행은 지금과 같은 6시간이다.
경찰은 면허시험 간소화 이후 '물면허'로 불릴 만큼 운전면허를 따기가 쉬워 사고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이 일자 검토를 거쳐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