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마술사로 활동한 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2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관객들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고, 그가 걸어온 길에 대해 소개하는 공연을 만들었다. 최근 최현우 마술사를 만나 'ASK? & anser!(이하 'ASK')'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그동안 많은 공연을 했다. 설명 좀 부탁한다.
A. 그동안 한 공연에는 뮤지컬과 마술이 결합된 '더 셜록 : Gravity 503', 인간의 심리와 뇌 과학을 결합한 '더 브레인' 등이 있다. 'ASK'는 '마술이 왜 오랫동안 생명력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나의 여행이다. 자전적인 에세이 같은 거다. 이 세계의 작품은 겹치지 않아서 한 공연을 봤더라도 다른 공연을 볼 수 있다.
Q. 그렇다면 다른 공연과 'ASK'의 차이점이 뭔가?
A. 'ASK'라는 작품은 기존에 있는 틀을 많이 깨보려고 노력을 했다. 조명, 무대 세트를 특히 바꿨다. '더 셜록'이 뮤지컬 같은 화려한 세트에 치중했다면 이번 미니멀리즘에 기반했다. 아무것도 없는 깨끗한 세트를 만들었다. 조명 역시 다르다.
Q. 20년 역사가 담긴 만큼 공을 많이 담긴 것 같다. 이번 공연이 자신에게 주는 의미는?
A. 공연 하나를 만드는 데 2년 정도 걸린다. 준비하다가 내 팬들에게 나랑 찍은 사진, 내가 나온 방송 자료를 갖고 있다면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했다. 98년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이 내 데뷔였다. 그런 것들을 틀어주면서 과거부터 지금의 나를 이야기한다.
Q. 추억이 새록새록 기억날 것 같다?
A. 그 당시 나는 말도 더듬고, 많이 부족했다. 그런 영상들을 쭉 보면서 생각을 한 건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거다. 젊은 마술사가 없다는 이유로 이은결과 나는 계속 방송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기회를 얻고, 공연을 하게 됐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20년간 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한국 관객들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준 것 같더라. 그저 감사했다.
Q.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동안이다.
A. 아니다. 영상을 보면서 '내가 많이 늙었다'고 느꼈다. 나는 안 늙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영상을 나열하니까 피부의 결이 다르구나 싶더라. '나이를 많이 먹었네' 이런 생각을 한다.
Q. 동안의 비결이 뭔가?
A. 나는 자외선을 최소화하고 술, 담배 안 한다. 마술하느라 틀어박혀 있고.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마술이 생각보다 작업량이 엄청 많다.
Q. 마술사로 사는 데 힘든 점은 없나?
A. 데이비드 카퍼필드에게 '다시 태어나면 마술사 할 거냐'고 물어보니까 그분은 영화배우 하고 싶다고 하더라. 나는 그때 좀 실망했다. 전 세계 최고의 마술사고 부와 명예를 갖고 있는데 왜 다시 마술사를 안 한다고 하는지 그때는 이해를 못 했지만, 이제는 공감이 간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영화배우는 한 번 찍으면 그걸 계속 사용할 수 있지만, 마술사는 라이브로 그 능력을 증명해야 해서 힘들다고 하더라. 새로운 걸 보여줘야만 좋아한다. 방송에서 본 것을 무대에서 보여주면 싫어하니까. 그들이 걸어온 길이 너무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Q. 최현우 씨는 그럼 다시 태어나면 마술사 할 건가?
A. 충분히 한 것 같다. 물론 다른 일도 안 힘들겠냐 만은 이만큼 연습한 걸 다른 일에도 투자했으면 그 일 역시 잘했을 것 같다. 나도 휴일에 여자친구랑 내 공연 보고 싶다.(웃음) 여자 친구 만들려고 마술을 시작했는데 다들 바빠서 별로 안 좋아하더라.
Q. 매일 매일 연습하는 건가?
A. 그렇다. 전 세계 탑 마술사들은 정말 성실하다. 정해진 시간을 매일 연습을 해야 테크닉이나 기술력이 안 떨어진다. 그걸 매일 하는 게 쉽지 않다. 직업이 마술사라 여자 만나면서 마술을 많이 해봤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다. 요리사들이 집에서 요리 안 하듯이 우리도 똑같다.
Q. 지난 여름 공연이 끝나고 쉼 없이 또 올렸다. 안 힘드나?
A. 온전한 나만의 시간에 대한 갈망은 없다. 얻는 게 있으면 포기해야 하니까. 다 얻을 수는 없다. 올해는 여자는 포기했다. 롱런하기 위해 매일 연습을 한다.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이번 공연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많이 보러 와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