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근처 공용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해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김모(34)씨가 자신의 범행에 대해 "반성이나 후회의 마음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15일 서울고법 형사2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기일에서 재판장이 진술 기회를 주자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다만 "범행으로 인해 사망하게 된 여자애에게 면목없다"는,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말도 내뱉었다.
검찰은 "피고인은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초반의 피해자를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했다. 그런데도 잘못을 뉘우치거나 피해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정신질환을 인정하지 못하고, 여전히 여성에 대한 반감이나 공격성을 보여 재범의 위험성도 매우 높아 보인다. 법이 허용하는 최고형에 처해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범행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은 정신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고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태"라며 심신장애를 감안해 형량을 줄여달라고 말했다.
항소심 선고는 내년 1월12일 이뤄진다.
앞서 1심은 김씨의 범행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부득이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이 아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