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군부대 폭발 사고로 현역 병사 2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울산 군부대 폭발 사고와 관련, 군은 누군가 고의적으로 폭발물을 설치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13일 울산의 한 군부대에서 폭발이 발생해 현역 병사 2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해당 부대 측은 그러나 사고 현장과 정보에 대한 취재진의 접근을 제한한 채 피해 규모를 줄이거나 사고 원인을 감추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이날 오전 11시 47분께 울산시 북구 신현동 53사단 예하 예비군훈련부대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은 훈련장 내 시가지 전투장 모형 가운데 한 모의건물에서 발생했는데, 당시 전투장 옆을 지나거나 주변에 있던 병사들이 다쳤다.
부상자들은 모두 20∼23세의 현역 병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대는 울산시 북구와 동구지역 예비군훈련부대지만, 사고 당시에는 예비군 훈련이 없었다.
울산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사고 직후 119구급대가 5명을 울산대학교병원으로, 부대 측이 15명을 울산시티병원으로 각각 옮겼다.
이후 부대 측이 이명(귀울림)을 호소하는 3명을 추가로 울산대병원으로, 1명을 부산 국군통합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가운데 중상자는 2명으로 분류된다.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된 이모(21) 병사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오른쪽 발목이 부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사는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박모(22) 병사는 전신 2도 화상으로 역시 중상이며, 부산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병원에 있던 나머지 6명도 안면부 화상이나 이명 증세로 부산의 화상병원이나 국군통합병원으로 갔다.
시티병원에 있던 15명 가운데 2명은 얼굴에 화상을 입었고, 9명은 폭발 충격으로 고막이 파열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4명은 이명 증상을 호소했다. 이들은 모두 국군통합병원으로 옮겨졌다.
폭발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병사는 "몸이 날아갈 정도의 충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부대 인근 공사장 근로자는 "부대 안에서 '쾅'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밝혔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 부대원의 가족들이 부대를 찾아 병사들의 안위를 확인하기도 했다.
한편 53사단 측은 애써 인명피해 규모를 축소하려 해 빈축을 사는가 하면,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의혹을 키우고 있다.
사고 직후 폭발 현장은 물론 병원으로 이송된 병사들마저 간부들이 지키며 사실상 언론 접촉을 통제했다. 일부 취재진이 사고 당시 상황을 병사들에게 물었으나, 모두 간부의 눈치를 보며 대답을 회피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과 소방당국도 사고 수습을 위해 경위 파악에 나섰으나, 군 측의 정보 통제로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주민호 53사단 정훈공보참모(중령)는 "병사 28명이 울타리 공사를 하고 식사를 하러 본관으로 복귀하던 중에 사고가 났다"면서 "앞서가던 7명이 시가지 전투장 구조물을 지날 때 폭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주 참모는 "1명이 중상, 5명이 경상을 입는 등 6명이 다쳤으며 나머지 18명은 환자로 볼 수 없는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이 설명대로라면 고막이 터진 병사들은 부상자가 아니라는 의미가 된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는 "구조물은 조립식 패널로 만들어졌는데 폭발 당시 비어 있었으며, 폭발이나 화재를 일으킬 만한 인화성 물질은 없었다"면서 "원인은 조사 중이어서 현재 상황에서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주 참모는 밝혔다.
한편 군은 누군가 고의로 폭발물을 설치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공 용의점은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