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美 최대 유기농마켓 홀푸드의 반가운 변신

입력 2016-12-13 10:55
수정 2017-02-22 15:04
[미국 위스콘신주 = 박경랑 통신원] 홀 푸드(Whole Foods)는 미국 최대의 유기농 마켓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생각해 유기농 식품을 구매하려는 빈도가 늘어나는 만큼 식료품업계에서 홀 푸드의 위상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홀푸드 마켓을 모든 사람이 자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홀푸드 마켓은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는 만큼 값이 비쌀 수 밖에 없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홀푸드의 제품에 호응을 보이지 않는다.

특히 학비와 생활비를 자력으로 충당하는 미국의 청장년층은 홀푸드 마켓에서 잘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이들은 값비싼 식료품 업체를 지칭하는 '홀 페이책(Whole Paycheck)'이라는 말을 만들어 홀푸드 마켓을 비난하기까지 할 정도다.

홀푸드 경영진은 지난해부터 기존의 높은 가격을 낮추고 홀푸드 자체 브랜드 상품을 늘리며 일명 '프리미엄' 이미지를 없애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그 중 젊은 소비자층을 잘 공략할 수 있었던 새로운 사업의 포맷은 저가형 매장을 시장에 도입하는 것인데 '365일 홀푸드 매장'은 기존의 홀푸드 매장이 제공하는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제품을 판매하고 매장의 규모를 축소해 운영비용을 감소시키는 전략을 세워 새로운 소비자층을 확보하려 노력했다.



올해부터 소비자들은 홀푸드의 쇼핑백에서 "좋은 하루, 낮은 가격으로(Great Everyday, Low Prices)"라는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태그라인을 볼 수 있었다.

통신원 역시 홀푸드의 가격전략 변화를 나타내는 새로운 쇼핑백을 보고 웃음짓지 않을 수 없었다. 통신원에게 홀푸드는 '자주 이용할 수 없는 프리미엄 마켓' 이라는 인식이 깊게 박혀 홀푸드에 대한 동경을 갖게 한 동시에 묘한 거리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태그라인은 흔히 낮은 가격대의 제품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월마트의 태그라인인 "매일 낮은 가격으로(Everyday low prices)"과 매우 흡사하며 이는 홀푸드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홀푸드가 새로운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소비자들은 특정 제품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이나 세일 기간을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고 이로 인해 홀푸드의 최대 경쟁사인 월마트의 장점 또한 희미해진 것이다.

또한 가격 경쟁과 동시에 홀푸드는 월마트보다 상대적으로 쾌적한 쇼핑공간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월마트의 기존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통신원은 월마트를 방문할 때마다 매장의 청결성에 의문이 들어 쉽사리 제품을 구매할 수 없었다. 월마트에서 유제품이 가정용품 섹션의 선반에 올려져 있다든지, 제품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그와 대조적으로 홀푸드에서는 어느 것 하나 비위생적으로 보이는 제품도 없고 매장에서 항시 직원들이 제품을 정리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쉽게 물건을 찾을 수 있다.

더불어 올해 홀푸드는 다른 식료품 매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전자 판매대 저울을 시범운영 하고 있고 스마트 식료품 쇼핑카드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 카트는 네비게이션 기능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는 동안 쇼핑목록을 스캔해 줌으로써 소비자 편의를 향상시켰다. 이와 같은 기술의 도입은 경쟁사가 지니지 않은 장점을 부각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홀푸드로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같이 홀푸드는 저가형 매장인 365일 홀푸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편리함과 유기농 제품을 값싼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홀푸드는 고소득층만을 위한 마켓이라는 이미지를 없애고 있다. 이러한 홀푸드의 변화는 홀푸드에 한 발짝 더 다가서고 싶은 통신원에게도 매우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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