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1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을 상대방에 돌리면서 "당을 떠나라"고 상대방을 공격했다.
보수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운 양대 계파의 대결은 당의 정통성을 지키고,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면서 집권여당의 내분은 극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당내에는 박 대통령 탄핵 추진단계부터 비박계 중심의 비상시국위가 구성돼 있고, 친박계는 오는 13일 '혁신과 통합연합' 명칭의 '구당모임'을 발족, 각각 '당내당' 활동을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분당(分黨)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시국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 등 친박계 핵심 8명을 지목해 탈당을 요구했다.
비상시국위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이들 8인에 대해 "국정을 농단하고, 민심을 배반하고,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이라고 규정했다.
또 친박계가 전날 '혁신과 통합연합' 모임을 결성키로 한 데 대해 "사실상 보수 재건을 반대하는 수구 세력이 모여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당을 사당화하려는 술책을 부리고 있다"며 모임 해체와 친박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친박계로 구성된 지도부는 비박계의 퇴진 요구를 일축한 한편, 비상시국위를 이끄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이들의 탈당을 요구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과 맞바꾼 배신과 배반, 역린 정치의 상징"이라며 "인간 이하의 처신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의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분장) 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인 김 전 대표, 유 전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다. 후안무치일 뿐이다"며 "새누리당은 이제 이 두 분과 함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친박계의 탈당 요구에 유 전 원내대표는 "당에 그대로 남아서 당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일관되게 드렸으니까 그런 노력을 할 것"이라고 거부하면서 친박계 의원들의 모임 결성을 두고 "국민에 대한 저항"이라고 비판했다.